“반도체 집적도가 약 18개월마다 2배씩 증가한다”는 올해로 50년된 무어의 법칙이 오는 2028년까지 무리없이 이어지게 할 실마리가 풀렸다.
EE타임스는 15일 스웨덴 칼머대 나노팹연구소 연구진이 화학기상증착(CVD)방식으로 형성한 그래핀으로 와이어를 만들어 실용화가능한 그래핀반도체 실험에 처음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보도는 이에따라 한계에 부딪친 것으로 보였던 무어의 법칙이 오는 2028년까지 이어지게 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이는 반도체 업체가 향후 13년간 무리없이 발전해 나갈 돌파구를 마련했다는 의미와도 같다.
무어의 법칙은 지난 1965년 4월 19일 고든 무어 인텔 공동창업자가 일렉트로닉스(The Electronics) 잡지에 기고한 ‘집적회로에 더 많은 부품 넣기(Cramming more components in integrated circuits)’라는 논문에서 처음 등장했고, 이후 실제로 반도체 집적도가 약 2년에 2배씩 증가해 왔다.
하지만 반도체업계에서는 회로 선폭이 점점 미세해져 가면서 무어의 법칙이 향후 10년 이후까지도 계속 이어지면 반도체 산업 성장세가 지속될지에 대한 회의론이 등장한 상황이다.
■그래핀, 더 작은 스핀트로닉스 반도체 실마리
돌파구를 연 실마리는 슈퍼물질 그래핀에서 나왔다. 그래핀은 금속보다도 뛰어난 도전성과 균일성을 보여주면서 최적의 나노급 스핀트로닉소자용 후보 물질로 거론돼 왔다.
스핀트로닉스 소자는 수천 개의 전하 대신에 개별전자의 스핀에 정보를 입력한다. 이를 통해 반도체소자의 크기를 훨씬 더 작게 만드는 것은 물론 실리콘소재보다 훨씬 더 전력소모가 줄이는 기술의 실마리를 풀었다.
오늘날 첨단 드라이브와 자기램(M램)을 포함한 약간의 소자에 스핀 암호화가 이용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소자는 스핀암호화된 전자를 몇 나노미터(nm) 정도 움직이는 데 그치고 있다. 구리와 알루미늄은 스핀을 훨씬 더 오랫 동안 가동해 암호화할 정도의 균일성을 가지고 있지 못해 스핀트로닉스 기능을 제한하고 있었다.
스웨덴 칼머기술대의 연구 목표는 이 거리를 수 밀리미터(mm)까지 확대해 디지털회로에서 스핀트로닉스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었다.
사로이 대시 칼머대교수와 그의 동료 벤카타 카마라카 무타 포스닥연구원 등은 최근 구리 위에서 화학기상증착(CVD)방식으로 형성된 그래핀을 가지고 와이어를 만들었고 이를 가지고 장거리 스핀트로닉스 통신을 하는 데 성공한 것은 물론 이를 실온에서 실리콘웨이퍼로 전송하는 데에도 성공했다고 보고했다.
이들은 그래핀소재 와이어 실험 결과 스핀 전송거리를 1.2나노초 동안 16마이크로미터로 확대시켰으며, 6마이크로미터의 스핀 확산 길이를 실현해 보여주었다. 스핀확산거리란 스핀 사이에 자연스럽게 자성(磁性 magnetization)이 교환되는 거리를 말한다.
대시교수에 따르면 이 거리는 지금까지 CVD로 만든 그래핀으로 실험한 스핀트로닉스 실험에서 보고된 거리의 6배에 이른다.
■그래핀 반도체 실험 첫 성공
무타 포스닥연구원은 “그래핀은 3가지 방식으로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먼저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고, 가장 널리 알려진 기계적 박피방식에 대해 소개했다. 이는 그래핀을 그래파이트 결정 덩어리로부터 기계적으로 얇게 벗겨내 얻는 방식이다.
또하나는 그래핀 결정성장방식으로서 탄화 실리콘(SiC)웨이퍼의 표면 층에서 실리콘 원자를 제거함으로써 그 위에서 그래핀을 성장시키는 방식이다. 이는 대규모 그래핀 생산을 위한 후보 방식으로 떠오르고 있다.
마지막으로는 구리박(foil) 위에서 화학적기상증착(CVD)방식으로 그래핀을 만들어 내는 방식이 있다. 이는 구리를 화학적으로 용해시킴으로써 어떤 기판에도 그래핀이 옮겨질 수 있도록 해 준다.
무타 칼머대 포스닥연구원은 “이같은 3가지 그래핀 형성 방식 가운데 CVD방식이 가장 성공 가능성 높은 방식으로서, 손쉽게 성장시킬 수 있으며 어떤 기판 위로도 옮길 수 있다. 박피방식 그래핀 생성법은 작은 파편을 만드는 데 그치며, 결정성장 방식은 거대 탄화실리콘기판 위에서 그래핀을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다른 기판으로 옮기는 데까지는 성공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텍사스인스투루먼트(TI)를 포함한 다른 실험자들도 화학기상증착(CVD)방식을 사용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칼머기술대와 같은 성공보고서를 내놓은 곳은 없었다. 대시 교수팀의 연구보고서가 유일하게 그래핀을 이용해 이같은 컨셉을 증명하는 작은 반도체소자를 만들어 냈을 뿐이다.
■스웨덴연구팀, “다음 단계는 스핀로직과 메모리 회로 제작”
무타는 “우리는 특성분석 실험을 위해 그래핀 위에 두 개의 강자성 전극을 설정했다. 하나는 주입장치이고 다른 하나는 탐지기다. (사진 아래) 다른 전극들은 레퍼런스 전극으로서 회로를 완성하기 위한 용도로 사용됐다. 이들은 강자성체가 아니어도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들은 두 개의 전극, 즉 교류회로와 전압회로로 이뤄져 있다. 측정된 스핀신호의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이들을 분리시켰다”고 말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연구 팀은 단순 회로로 된 시제품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다음 단계는 CVD방식으로 완벽한 단결정 그래핀 웨이퍼를 생성한 후 이를 가지고 메모리,프로세서, 그리고 다른 복잡한 회로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무타는 “다음 계획은 기존 CVD방식의 그래핀을 사용해 스핀 로직과 메모리 회로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하나 도전하고 싶은 것은 단결정 CVD그래핀을 적용해 그레인바운더리(grain boundary)를 없앰으로써 스핀 산란이 덜 발생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레인바운더리는 두가지 다른 물질이 접합해 있을 때 생겨나는 전자와 정공의 확산을 방해하는 경계면이다.
EE타임스는 만일 이 팀의 성과가 성공적으로 이어진다면 이 물질은 국제반도체기술로드맵(ITRS)이 보고한 대로 무어의 법칙을 오는 2028년까지 지속되게 해 줄 전망이라고 전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이재구국제과학전문기자 jk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