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디스플레이 제조업체 BOE가 세계 최대 유리기판 크기인 10.5세대 액정표시장치(LCD) 생산라인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생산 효율이 높은 10.5세대 투자에 나서 60인치 이상 초대형 TV 시장 패널을 선점할 계획이다.
최근 BOE는 반도체 시장으로 영역을 확대하면서 오랜 기간 준비한 10.5세대 LCD 사업 추진을 유보할 것으로 전망됐다. 예상을 뒤집은 BOE 투자재개 소식에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는 초대형 LCD 가격경쟁력 확보를 위한 중장기적 대응 방안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관련기사 16면)
21일 BOE는 10.5세대 박막트랜지스터(TFT) LCD 패널 프로젝트 추진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전체 투자 금액은 총 400억위안(약 6조9956억원)이다. 중국 허페이 안후이성이 절반에 가까운 180억위안을 지원한다.
BOE는 유리기판 크기로 2940×3370㎜를 최종 확정했다. 60인치대 이상 TV 패널 생산에 주력한다. 생산량은 유리기판 투입 기준 월 9만장이다. 프로젝트 기간은 총 30개월로, 2018년 하반기 제품 생산이 목표다.
BOE는 10.5세대 라인을 가동해 초대형 TV 시장인 65인치 이상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방침이다. 현 6세대와 8세대에선 생산성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10.5세대 선투자를 결심했다. 대형 TV 시장에서 독보적인 행보를 이어가겠다는 계산이다.
업계 관계자는 “B9 10.5세대 투자에 이어 조만간 B10 8.5세대 후이저우 추가 투자계획도 연이어 발표될 것”이라며 “대형 크기에서 대량 생산 통해 가격경쟁력은 물론이고 기술력까지도 선도하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BOE가 디스플레이 시장 판도를 뒤흔들 태풍의 눈으로 떠오르면서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보류했던 10세대급 LCD 라인 투자에 다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는 삼성디스플레이가 BOE와 동일한 수준이거나 더 큰 초대형 LCD 생산 라인구축을 적극 검토해 왔다. 현재 삼성디스플레이가 생산하는 최대 LCD 면적은 8세대(2200×2500㎜)다. LG디스플레이 역시 10세대급 투자 검토를 해오다가 기존 8.5세대 라인을 중심으로 생산 효율화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바 있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10세대 LCD 라인을 가동해온 일본 샤프는 최근 경영난으로 구조조정에 들어가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어 BOE 투자에 대응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BOE의 10.5세대 LCD 투자 계획>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