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외교 국조
국회 해외자원개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가 활동시한을 연장했지만 증인 채택을 둘러싼 여야간 이견으로 파행이 이어지면서 사실상 활동을 마감했다.
여야는 특위의 1차 활동종료 시한이었던 지난 7일 우여곡절 끝에 내달 2일까지 25일간 연장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성완종 파문`이라는 변수가 겹쳐 2주간 한 걸음도 나가지 못한 채 파행하고 있다.
새누리당 간사인 권성동 의원과 새정치민주연합 간사인 홍영표 의원은 21일 회동을 하고 증인협상을 벌였으나 여전히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야당은 이명박 전 대통령을 비롯해 이상득 전 의원, 최경환 경제부총리,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 `5인방`을 증인으로 불러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여당은 무리한 정치공세라면서 맞섰다.
청문회 일주일 전에 증인에게 출석요구서를 보내야 하는 국정조사법상 24일까지는 시간이 있지만, 여야 간사들은 더이상 협의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치며 사실상 결렬을 선언했습니다.
권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물밑 접촉을 계속했으나 (의견차가 커) 타결짓기 어렵다"고 했고, 홍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어 "오늘까지 증인채택 합의를 못했으니 사실상 종료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여야는 서로 상대를 겨냥해 특위를 파행으로 몰고갔다고 비난했다.
권 의원을 비롯한 여당 위원 일동은 보도자료를 내고 "해외자원개발 정책은 노무현 정부를 비롯해 역대 정부에서 일관되게 추진한 정책"이라며 "그럼에도 야당은 시종일관 정치공세로 일관하면서, 국감 등에서 밝혀진 내용을 재탕, 삼탕했다. 이런 의혹들 대부분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반면 홍 의원도 기자회견에서 "새누리당은 천문학적 국부유출의 진상을 규명하하라는 국민의 요구를 묵살하고 MB정부의 실정을 덮는 방패 역할만 했다"며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정치를 국민이 용서하겠나"라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29일 출범한 국회 자원외교 국조특위는 활동 초반부에 5차례에 걸쳐 대상기관으로부터 보고를 받고 한 차례 해외 현지조사를 벌였으나, 후반부에는 청문회 증인채택을 놓고 여야가 맞서 파행을 거듭 해왔다.
특히 이명박 정부 당시 자원외교 정책의 추진 배경과 문제점 등을 추궁하기 위한 청문회를 단 한 차례도 개최하지 못한 채 활동을 마칠 것이 유력시돼 소리만 요란했던 `빈수레 국조`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현욱 기자 lif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