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계열 광고대행사가 수급 계약서를 지연 교부하고 대금을 늦게 지급하는 등 불공정 하도급거래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제일기획, 이노션, 대홍기획, SK플래닛, 한컴, HS애드, 오리컴의 불공정 하도급 거래를 적발해 시정명령을 내리고 과징금 33억원을 부과했다고 22일 밝혔다.
하도급계약서는 수급사업자가 광고제작을 시작하기 전 교부해야 하지만 7개 기업은 모두 광고제작 착수 후나 광고제작 완료 후 교부했다. 광고주가 광고 내용·대금을 확정하지 않았다는 사유 등으로 관행적으로 계약서없이 구두로 작업을 지시하고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7개 광고대행사는 하도급대금·선급금을 법정지급기일보다 늦게 지급하고, 이에 따른 지연이자를 지급하지 않았다. 상환기일이 법정지급기일보다 늦은 어음대체결제수단을 활용할 때 지급해야 하는 초과기간 수수료도 제공하지 않았다. 하도급법상 대금지급 기준인 ‘용역의 수행을 마친 날’보다 늦게 세금계산서를 발행해 대금을 지급했다. 일부 대행사는 건설위탁에 따른 하도급대금 지급보증서 교부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
공정위는 제일기획 12억1500만원, 이노션 6억4500만원, 대홍기획 6억1700만원, SK플래닛 5억9900만원, 한컴 2억3700만원, HS애드 2500만원, 오리콤 4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성과가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제도로 정착되도록 ‘광고업종의 표준하도급계약서’를 개정할 계획”이라며 “광고업종 불공정 하도급거래를 지속 점검해 유사 사례를 적발하면 엄중 제재하겠다”고 말했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