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농업과 IT를 결합한 이른바 ‘어그테크(AgTech)’가 떠오르고 있다. ‘화물 농장’이 대표적이다.
최근 미국에서 도시 농업은 뜨거운 감자다. 2009년 영부인인 미셸 오바마 여사가 백악관 한켠에 ‘주방 정원(Kitchen Garden)’을 만들어 텃밭 가꾸기 운동을 시작하면서 본격화됐다. 실내나 집 마당, 건물 옥상, 근처 공원이나 인근 지역에 자신만의 농장을 만들어 식물을 키우는 방식이다. 환경 이슈가 부각되면서 현지에서 재배된 음식을 먹자는 ‘로컬푸드(local food)’ 열풍과 함께 급속도로 커졌다.
주정부가 이를 주도하기도 했다. 뉴욕은 폐쇄된 해군기지 안에 있는 세계 최대 규모 옥상농장 ‘네이비야드 옥상농장’과 뉴욕 최초의 옥상텃밭 ‘이글 스트리트 옥상농장’에서 농작물을 수확한다. 레스토랑 카페나 공동체지원농업(CSA), 농부시장에서 이를 판매해 수익을 올릴 수 있게 했다. 연방 정부는 농업을 처음으로 시작하는 사람에게 낮은 금리에 대출 프로그램을 제공하기도 한다.
이들을 겨냥해 IT와 농업을 결합, 새로운 서비스를 보이는 스타트업이 등장했다. 농업 스타트업 프레이트팜스(Freight Farms)가 최근 화물 트레이너 안에 농장을 꾸릴 수 있게 한 일명 ‘화물 농장’ 2015년 판을 공개했다고 테크크런치가 22일 보도했다.
프레이트팜스는 트럭 사이즈 컨테이너 박스 안에 발광다이오드(LED) 조명과 센서, 수경 재배 시스템 등을 설치해 식물을 키울 수 있게 만들었다. 모듈형으로 설계해 전력과 물이 적재적소에 배치되게 했다. LED조명의 밝기를 달리 하는 등 재배 환경을 바꿀 수 있고 벌레에 노출되지 않는 만큼 농약을 칠 필요도 없다.
식물의 종류에 따라 재배 시스템이 자동으로 설정되며 사용자가 이를 조정할 수도 있다. 재배할 식물을 지정하면 씨앗에서부터 수확 시기 등이 한 번에 제공되는 셈이다. 한 대에 7만6000달러정도이며, 통상 1년에 한 번씩 하드웨어 시스템을 바꾼다.
이번 시스템에선 물 사용량을 기존 농업계에서 쓰던 양보다 최대 90%까지 절약할 수 있다. 태양광이나 풍력에너지를 통해 오프그리드(off-grid) 상태를 만들게 해 효율성을 높였다. 인터넷을 통해 최신 버전 소프트웨어를 자동으로 업그레이드하는 기능도 포함됐다.
존 프리드먼 프레이트팜스 공동창업자 겸 대표는 “이번 화물 농장은 모든 성능을 끌어올려 완벽한 시스템을 구현했다”고 말했다.
김주연기자 pill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