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지 수년이 지났다. G20 정상회의를 중심으로 전 세계가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음에도 위기가 장기화되면서 세계경제와 국제금융시장은 여전히 혼란의 소용돌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원인에 대한 날카로운 분석이 이뤄지고 수많은 대책이 논의됐음에도 왜 위기는 계속되고 있는 것일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100~150년 역사를 가진 미국 1~5위 투자은행 중 메릴린치, 리먼브러더스, 베어스턴스가 무너졌다.
우리나라 역시 1997년 외환위기로 인해 조흥, 제일, 한일, 상업, 서울은행 등 100여년 역사를 지닌 5대 시중은행이 모두 간판을 내리고 사라지는 뼈아픈 경험을 겪어야 했다.
하지만 이러한 위기 속에서도 미국의 골드만삭스나 모건스탠리는 살아남았고 일부 대형 헤지펀드는 오히려 막대한 투자수익을 올렸다. 이처럼 국제금융시장은 도전과 기회의 공간인 동시에 약육강식의 잔인한 법칙이 지배하는 정글이다.
이 책은 1973년 브레턴우즈체제 붕괴 이후 수십 년간 국제금융계 주요 현안이 되어온 과제를 주제별로 정리했다. 보다 체계적이고 넓은 안목으로 국제금융을 바라볼 수 있도록 도와준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상황을 중심으로 지난 수년간 G20 정상회의에서 논의해온 국제금융 주요 이슈를 집중적으로 다룬다. 국제금융시장 현실과 이면을 들여다보고 앞으로 변화를 내다보는 데 든든한 발판을 제공한다.
책의 저자는 노무현 정부 마지막 금융감독위원장을 지낸 김용덕 고려대 초빙교수(65)다.
반복되어온 금융위기 속에서 국제금융의 냉엄한 현실과 그 이면을 가까이에서 지켜봐 온 저자는 이러한 국제금융시장을 “나름대로 규칙도 있고 심판도 존재하지만 조금만 벗어나면 정해진 트랙도, 규칙 위반을 알리는 휘슬도 없이 출발점도 제각각인 야생마 경주장”이라고 비유한다.
덧붙여 “크고 작은 함정과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국제금융시장에서 살아남아 패자의 쓴잔이 아니라 승자의 축배를 들이켜기 위해서는 과거 성공과 시장 실패의 역사를 잘 배우고 거기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경제는 어떻게 변화해왔는가? 우리는 어떤 질문과 답을 가지고 변화하는 세계경제에 대응할 것인가? 흔히 ‘질문 속에 답이 있다’고 한다. 이는 문제 해결점을 찾기 위해서는 질문부터 제대로 던져야 함을 의미할 것이다.
저자는 복잡하게 얽혀 있는 글로벌 경제와 금융을 이해하기 위해 반드시 알아야 할 핵심 쟁점을 다음과 같은 10가지 질문에 녹여내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질문에 답함으로써 변화하는 세계경제의 맥을 짚어내고 대응책을 준비하고자 한다.
지난 6년간 학자로 변신, 학교에서 강의한 ‘국제금융론’을 바탕으로 엮은 이 책은 그동안 수차례 최우수강의상을 수상한 저력을 증명하듯 오랜 기간 한국경제와 국제금융의 정책 현장에서 축적한 저자의 풍부한 경험을 녹여내 보다 나은 한국금융 미래를 준비하는 데 필요한 제언을 들려준다.
김용덕 지음. 삼성경제연구소 펴냄. 2만원.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