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온라인 중고차 매매 시장이 커지고 있다. 기존 온라인 벼룩시장 업체뿐 아니라 중고차 매매 플랫폼 전문 스타트업까지 좋은 실적을 기록했다. 딜러를 사이에 두고 하는 오프라인 거래보다 저렴하고 간편하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에서 온라인 중고차 매매 시장이 활황을 누리고 있다고 뉴욕타임즈(NYT)가 23일 보도했다. 이전까지 중고차 매매는 판매자가 중고차 전문 딜러나 대리점에 차를 판 뒤 구매자가 이들에게 차를 사는 오프라인 형태로 이뤄졌다.
온라인 벼룩시장 업체 크레이그리스트(Craigslist), 중고차 전문 사이트 오토트레이더(AutoTrader) 등을 중심으로 웹 기반 중고차 거래 플랫폼이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유명 자동차 사이트 에드먼즈닷컴(Edmunds.com), 트루카(TrueCar) 등에선 가격 비교 정보까지 제공했다.
시장 조사 업체 캡제미니(Capgemini)에 따르면 미국인 3분의 1과 중국인의 3분의 2가 온라인을 통해 차를 구입할 것이라고 답했다.
온라인 중고차 직거래 스타트업도 등장했다. 온라인 중고차 전문 구매 사이트 칼립소(Carlypso)와 카바나(Carvana)가 대표적이다.
온라인 중고차 직거래 플랫폼 업체 비피(Beepi)는 최근 캘리포니아 지역에서만 매달 수백대의 중고차가 자사 플랫폼에서 매매된다고 밝혔다. 시장 진출 1년 만에 이 같은 호실적을 기록했다. 내년 예상 매출액만 1억달러(약 1084억원)다. 이 업체는 올해 8000만달러(약 867억원)의 추가 투자를 유치해 연내 미국 내 7개 지역으로 사업반경을 넓힐 계획이다.
비피는 모바일 앱이나 웹에서 판매자와 구매자를 딜러 없이 바로 연결시켜준다. 원하는 차량과 색상, 가격대를 동시에 볼 수 있어 편리하고 무료 배송까지 제공한다.

자체 알고리즘으로 차량 가격을 세 가지로 나눠 비교할 수 있다. 딜러에게 중고차를 살 때 주는 보상판매가격, 딜러 없이 판매자와 구매자가 직접 연결되는 경우 개인판매가격, 자동차 대리점에서 매긴 소매가격 등이다. 사이트에 팔 중고차를 올리면 저절로 이 가격이 제공돼 딜러에게 차를 넘길 때보다 최소 1000달러(약 108만원)정도를 아낄 수 있다.
개인판매가격에 대한 보상도 실시해주고 30일 이상 차량이 팔리지 않을 경우 회사 측에서 중고차를 구매해 대리점들보다 싸게 판다. 차량 가격과 수요에 따라 다르지만 비피 측이 받는 수수료는 매매액의 9% 정도다.
온라인으로 사업을 하는 만큼 시승을 해볼 수는 없지만 대신 차량을 구입한 뒤 10일 내 환불할 수 있다. 환불을 요청할 경우 회사가 공짜로 차를 가져갈 트럭을 보낸다. 10일간 시험 주행을 할 수 있게 한 셈이다.
뉴욕타임스는 “비피 급성장은 우리의 일상에 디지털이 점점 더 깊숙이 들어온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여기에 한계는 없다”고 전했다.
김주연기자 pill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