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현지시각) 공개된 페이스북 실적에 뉴욕은 둘째 치고, 실리콘밸리가 들썩였다.
예상보다 나쁜 실적이 원인이라면 동부 뉴욕 월가에서 멈췄을 충격이 서부 끝까지 전해진 건, ‘달러화 강세’ 영향을 절감해서다.
페이스북은 1분기에만 매출 35억4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41.6% 증가했다.
일견 큰 폭 성장 같아 보이나 이는 시장 기대에는 훨씬 못미친 결과다.
주당순이익(일회성 항목 제외) 역시 42센트로 전년 동기 35센트보다 증가했지만 당초 시장전망치(40센트)를 밑돌았다. 페이스북 주가는 실적 발표 직후 있었던 ‘시간외 거래’에서 2.10% 폭락하고 말았다.
페이스북은 매출 절반 이상을 미국이 아닌 해외 시장에서 거둬들인다. 그런 페이스북에게 달러 강세는 치명적이다.
페이스북 일활동사용자(DAU)는 9억3600만명으로 전년비 17% 증가했다. 특히 스마트폰 등을 통한 ‘모바일 일활동사용자’(mDAU)는 7억9800만명으로 31% 늘었다.
하루 10억회 이상 페이스북 검색이 모바일 기기에서 이뤄날 정도로 페이스북은 ‘친 모바일’로 부단한 노력 끝에 이번 분기 실적을 대폭 개선시켰다. 하지만 ‘환율’ 때문에 이같은 노고가 빛을 잃게 된 셈이다.
달러화 강세에 따른 환차손을 제외시킨 ‘조정후 매출 증가율’은 당초보다 7%포인트 추가 인상된 49%에 달할 정도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시장조사업체 팩트셋 자료를 인용,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 기업 1분기 매출과 순이익 모두 전년동기 대비 각각 4%와 3%씩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페이스북과 같이 해외 매출 비중이 절반이 넘는 기업의 경우 그 감소율은 10%에 달할 정도로 환차손이 크다.
주요 통화 대비 달러가치를 가늠하는 ‘달러지수’는 지난 분기 동안 15% 올랐다.
그 결과, 제너럴일렉트릭(GE)은 1분기에만 10억달러(약 1조833억원) 매출 감소를 기록했다.
지난 20일 실적을 발표한 IBM 역시 당초 전년비 매출이 12% 준 것으로 집계됐지만 환차손실액을 제외하면 그 감소율은 1%에 불과했다.
이제 상품을 수출입하는 일반 기업과 마찬가지로, 글로벌 IT기업도 ‘환테크’에 대비해야하는 시대가 왔다는 게 월가 지적이다.
<페이스북 주요 실적>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