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해체는 방사능 피폭 위험 때문에 원격 해체가 필수다. 원전 선진국은 현재 원자로 압력용기와 증기발생기 등 고방사능 대형설비 해체 시 안전성 향상을 위한 다양한 기술을 개발 중이다. 선진국에서 이뤄지고 있는 원전 해체 방식은 즉시해체와 안전저장, 차폐격리 세 가지다.
세계 2위 규모의 원전 해체산업 규모를 보유한 영국은 실증로와 연구로, 핵연료재처리시설 등 다양한 원자력시설 해체 경험을 갖고 있다.
원전 해체와 사용후 핵연료 처리는 원자력폐로기구(NDA)가 맡고 있다. NDA는 현재 해체 비용을 줄이고 해체기간을 단축시키기 위한 기술 개발이 한창이다.
영국은 개량형 가스냉각로(WAGR)용 원격해체장치를 1996년에 개발해 원격 조작 시험을 했다. 현재 원격해체장치는 원자로 상부와 노심하부, 압력용기, 단열재 절단 등에 활용되고 있다. WAGR는 영국 원자력청이 건설해 18년간 가동한 뒤 1981년에 정지된 발전소다. 현재 영국에는 총 28기 원전이 해체를 기다리고 있다.
우리나라는 영국의 원전 해체 선진 기술을 도입하기 위해 최근 영국과 원자력시설 제염 해체분야 공동연구에 착수했다. 양국은 향후 3년간 67억원의 사업비로 원전 해체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첨단로봇과 방사성 핵종 처리기술 등 5개 연구과제를 진행한다.
원전해체 분야에서는 원전대국인 미국이 가장 많은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미 원자력규제위원회(NRC)는 원전이 가동 중지되면 60년 안에 해체 작업을 마치도록 규정하고 있다. 미국은 현재 원전 10기를 해체했고, 17기는 운전이 중지돼 해체를 기다리고 있다. 미국은 이미 해체와 시료 채취 및 상황조사 등을 위한 극한 원자로 해체 및 조사 로봇을 개발해 활용 중이다.
현재 58기의 원자로를 가동 중인 프랑스는 즉시해체방식이다. 2001년 원전해체 업무를 전담하는 해체환경공학센터(CIDEN)를 설립했다. 프랑스는 현재 원전 12기를 오는 2025년까지 완전 해체할 계획이다. 원전을 원격으로 해체하기 위해 지난 2006년 ‘마에스트로((MAESTRO)’라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가상현실(VR) 환경에서 원격으로 해체장비를 정밀 조작할 수 있다.
2011년 3·11 동일본 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사고를 겪은 일본은 현재 후쿠시마 제1원전 1~6호기 해체가 진행되고 있다. 원전해체 기술개발 기관인 일본원자력연구개발기구(JAEA)는 원격해체 로봇기술로 마스터형(master)과 매니플레이터(manipulator)형 원격해체조작 시스템을 개발했다.
일본의 동력시험로(JPDR:Japan Power Demonstration Reactor) 해체 실증 시험에 사용하기 위한 해체 기술의 개발이 1981년에 실시됐다. 일본 JAEA에서는 원격 해체 로봇 기술로서 마스터형과 매니플레이터형의 원격해체조작 시스템(JARM)을 개발했다. 이 장비는 현재 1998년 해체가 시작된 도카이원전을 비롯해 후쿠이현 쓰루가시 후겐발전소 등에서 활용되고 있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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