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교통공사가 철도통합무선망(LTE-R) 구축에 착수했다. LTE-R는 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롱텀에벌루션(LTE) 기반 철도 통신망으로 수출 유망 사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국가재난안전통신망(재난망)이 쓰는 공공안전 LTE(PS-LTE)와 요구사항이 대부분 같아 LTE-R 수주전이 재난망 사업 전초전이 될 전망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부산교통공사는 부산지하철 1호선 연장구간인 다대구간(신평차량기지~다대포해수욕장)과 기존 선로에 LTE-R 구축을 위한 사업 사전규격을 공고했다. 업계 의견을 수렴해 5월 초 제안요청서(RFP)를 공지할 방침이다. 이르면 5월 말 사업자를 선정, 내년 8월까지 구축을 완료한다. 사업 규모는 약 190억원이다.
대상 구간은 신규 6개 역을 포함한 1호선 41㎞ 전체 구간이다. 기관차 기관사와 역무원, 사령실 간에 열차 정보를 주고받는 통신시스템이 구축된다. 앞서 부산교통공사는 지난해 LTE-R 기반 무선통신망 설계를 마무리하고 업계 의견을 수렴해 규격을 검토했다.
LTE-R는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이 주축이 돼 2010년부터 개발한 열차 통신망이다. 고속이동성을 갖췄고 영상통화를 비롯한 데이터통신이 가능하다. 한국형 열차제어시스템(KRTCS) 핵심 기술로 사용된다.
현재 국내 모든 철도가 초단파(VHF) 등 낡은 기술을 사용한다. 부산지하철 1호선 역시 30년 가까이 VHF 기술을 사용, 노후화에 따른 시스템 교체가 시급하다. 수년간 논의가 진행됐지만 재난망과 중복투자 우려로 쉽게 사업 추진을 결정하지 못했다. 지난해 재난망 기술이 LTE로 확정되면서 부산지하철 1호선 통신 기술도 LTE-R로 낙점됐다.
부산교통공사 관계자는 “LTE-R는 4세대 무선통신 기술로 영상전송을 비롯한 초고속 데이터 전송 등 다양한 효과가 기대된다”며 “TRS보다 상대적으로 유비보수 비용도 낮아 비용 측면에서도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LTE-R는 전남 무안군 일원 대불선과 나주 지역에 시범적으로 설치돼 운영 중이다. 지자체가 비용을 투자해 실제 환경에 대규모로 구축하는 것은 처음이다. 2018년 평창올림픽이 열리는 원주와 강릉 구간에도 LTE-R가 설치된다. 경전철 신림선, 광주지하철 2호선을 비롯해 여러 지자체가 LTE-R 도입을 검토 중이다.
철기원에 따르면 정부는 2025년까지 전국에 설치된 총 4800㎞ 철도 구간 통신망을 LTE-R로 교체할 계획이다. 총 사업비용은 1조8000억원이다. 유럽에서도 2020년 상용화를 목표로 LTE-R 개발을 추진 중이다. 해외 수출도 기대된다.
부산지하철 1호선 LTE-R 구축은 재난망 사업 전초전 성격이 강하다. LTE-R는 재난망 요구 37개 사항을 대부분 수용한다. 통신사뿐만 아니라 대형 IT서비스 업체, 통신장비업체, 단말 제조사 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사업을 따내면 재난망 프로젝트에서 수주 실적으로 적어낼 수 있다.
통신장비업계 한 관계자는 “예산 문제로 재난망 시범사업 발주가 연기되면서 이 사업이 재난망 수주를 노리는 업체의 예비 격전지가 됐다”며 “철도 통신망을 구축한 경험이 있는 다양한 업체가 참여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열차무선 시스템 비교
자료:부산교통공사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