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료품에 표시된 유통기한은 식중독 예방과 건강한 식생활 유지에 유용하다.
하지만 고기 등 신선식품은 냉장 보존 환경 변화와 일부 부도덕한 유통업자·제조업자를 생각하면 단지 유통기한만 믿고 먹기가 어렵다. 소비자는 스스로 빛깔과 냄새 등 식품 신선도를 확인하는 등 다양한 요령에 의존한다.
미국 메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 화학 연구진은 이 같은 문제 해결방안으로 고기 신선도를 감지할 수 있는 휴대용 센서를 개발했다. 고기나 식료품이 부패하면서 발생하는 가스를 감지해 안전한 식품 정보를 제공하는 센서다.
연구진은 센서 소자로 코발트 원소를 지닌 금속포르피린(metalloporphyrin)으로 화학 처리한 탄소 나노튜브를 활용했다. 고기가 부패할 때 푸트레신과 카다베린이라는 생체 아민이 발생하는데 금속포르피린이 아민과 쉽게 결합하기 때문이다. 부패한 고기에서 발생한 아민이 금속 포르피린과 아민이 결합하면 탄소 나노튜브 소자에 흐르는 전류가 감소하는 것이다.
저렴하면서도 작고, 쉽게 제조할 수 있는 점이 장점이다. 현재 저전력 탄소나노튜브 센서를 스마트폰과 무선으로 연결해 정보를 확인하는 플랫폼 개발도 함께 진행 중이다.
연구진은 센서가 저렴한 비용으로 고기와 생선 제품 신선도를 실시간으로 측정해 음식으로 발생하는 다양한 질병을 예방하고, 소비자 만족도를 높일 것으로 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상한 음식을 인식하는 것과 반대로 상하지 않은 음식을 구별해 식료품점과 음식점, 일반 가정에서 식품 낭비와 음식물 쓰레기 발생을 줄이는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