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테슬라, 중국 BYD를 보면서 우리 자동차산업 앞날을 걱정한다. 구글, 애플 등 세계 정보통신기술(ICT)을 쥐락펴락하는 공룡 기업이 자동차로 무엇을 할 것인지는 늘 뜨거운 관심사다.
전기차는 지금까지 이어온 내연기관 자동차와는 완전히 다른 길을 달리게 될 것이다. 온실가스 배출 저감과 지속가능한 지구촌 건설이라는 거창한 구호를 들먹일 것까지 없다. 유한한 석유·가스로 세계 경제를 틀어잡은 강대국이 자동차에도 영향력을 발휘했고, 지금 마지막 발버둥이다.
개인이 국가도 쓰러뜨릴 수 있듯이, 이제 전기차 사용자가 만들어가는 새로운 시장구조와 경쟁 형태는 국가도 인종도 추월할 것이다. 우리나라가 규모 경제 면에서 강대국에 밀린 상태에서 5위까지 따라 올라간 자동차산업도 대단한 것이다. 하지만 앞날은 전혀 다른 구조의 경쟁이 펼쳐질 것이다. 5위에서 3위, 1위로 갈수도 있지만 반대로 경쟁대열에서 완전히 탈락할 수도 있다.
전기차는 다른 생태계를 요구한다. 지금과 같은 한두 개 글로벌 기업이 꼭짓점에 서고, 수많은 중소 부품기업이 찌를 듯 아래에 깔리는 구조가 아닐 것이다. 수평적으로 아이디어와 창의성에 따라 부품과 장치, 모듈을 만들어내고 어느 국적 차에도 실릴 수 있는 수평적 판 위에서 움직일 것이다.
전기차 관련 산업은 우리가 뒤졌다고, 덩치가 작다고 실망하거나 두려워할 분야가 원천적으로 아니다. 아무리 작은 기업도 소비자에게 차별화된 사용경험과 혁신감을 각인시키면 반드시 자기 시장을 안고 갈 수 있다.
이 중 우리가 주목하는 분야가 전기차 충전기 분야다. 단순 전력을 끌어다 쓰는 기기가 아니라 이동통신과 사물인터넷·빅데이터가 모두 결합된 차별화된 충전기를 만들어내면 아무리 작은 한국 기업도 세계시장 소비자에게 현재의 스마트폰처럼 팔 수 있다.
파워큐브란 조그만 전기차 충전기 회사를 모르는 사람이 더 많을 수 있다. 파워큐브가 중국시장에 수출하는 것이 작은 시작일 수 있으나, 그 미래는 누구도 가늠할 수 없는 크기일 수 있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