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합상품 규제 논쟁…일본 규제완화 `아전인수` 격돌

결합상품 규제 논쟁…일본 규제완화 `아전인수` 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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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 결합상품 규제 논쟁이 일본 사례를 놓고 뜨겁게 달아올랐다. 일본이 1위사업자 NTT도코모에 대한 규제를 풀고 있는 것을 두고 국내 통신사업자가 상반된 주장을 펼쳤다.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24일 관련 업계와 통신시장 결합상품 연구반 첫 회의를 했다. 이 자리에는 미래부 이용자제도과와 뉴미디어과, 방통위 방송시장조사과, 이용자정책총괄과, 통신 3사, 케이블TV 업계, 정보통신정책연구원, 학계 관계자가 참석했다.

비공개로 진행된 첫 회의에서는 일본 이동통신 1위 사업자 ‘NTT도코모’를 둘러싼 난타전이 펼쳐진 것으로 전해졌다.

SK텔레콤은 이 자리에서 일본이 NTT도코모 규제를 완화하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도 결합상품을 더욱 장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LG유플러스는 일본 규제완화가 이제 시작인 반면에 우리나라는 이미 규제를 너무 많이 풀어줬다고 반박했다.

일본 통신규제기관인 총무성은 지난해 9월 NTT도코모 독점규제를 완화하기로 결정했다. 규제완화는 올해부터 적용된다. 이에 따라 NTT도코모는 자율주행자동차 등 NTT그룹 이외 기업과 제휴가 가능해졌다. 특히 유선사업자인 NTT동일본·서일본으로부터 광통신망을 빌려 유무선 결합상품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전문가들은 일본이 1위 사업자 독점규제를 완화하는 배경으로 규제를 풀더라도 시장지배력을 회복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2008년 51.7%에 달했던 NTT도코모의 일본 이동통신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12월 말 45%로 내려앉았다. ‘만년 3위’ 소프트뱅크가 2008년 아이폰을 독점 출시하는 등 파격적 마케팅으로 판을 흔든 결과다. 소프트뱅크 점유율은 2008년 18.3%에서 지난해 25.8%까지 뛰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2월 SK텔레콤 이통시장 점유율이 2002년 이후 13년만에 처음으로 50% 아래(49.6%)로 떨어졌다.

SK텔레콤은 일본이 2001년 이후 14년을 이어온 독점·결합상품 규제를 풀고 있는 만큼 우리도 적극적인 결합상품 장려 정책을 펴야 한다는 입장이다. 가계통신비 인하 효과가 크다는 게 주요 이유다. 반면에 LG유플러스 등 나머지 사업자는 2007년부터 시장지배적 사업자 결합상품을 허용한 우리나라와 일본은 사정이 다르다고 주장한다.

미래부 결합상품 연구반은 매주 금요일 회의를 정례화하기로 했으며 하반기까지 연구를 계속하기로 했다.

<일본 이동통신 가입자 현황(단위:명, %)/자료:일본 통신사업자협회(TCA). 2014년 12월 기준>


일본 이동통신 가입자 현황(단위:명, %)/자료:일본 통신사업자협회(TCA). 2014년 12월 기준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