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와 책]캘럼 이드 시트릭스코리아 대표 `90일 안에 장악하라`

한 조직에 가장 높은 자리에 올랐을 때 우리는 그를 ‘리더’라 부른다. 말 그대로 리더는 사람과 조직을 이끄는 존재다. 그 만큼 고민이 많다. 수장(首長)이라고 해서 조직을 마음대로 휘두를 순 없다. 한 구성원으로 조직에 적응하고 또 발전시켜 나가야 할 의무와 책임에 어깨가 무겁다.

지난해 시트릭스코리아 리더를 맡은 캘럼 이드 대표도 마찬가지다. 많은 도전 과제가 그를 기다렸고 책임은 더 막중해졌다. 캘럼 이드 대표는 “한국은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문화를 가지고 있는 나라였다”며 “기대도 많았지만 걱정도 많았다”고 회상했다.

이드 대표의 걱정은 3개월을 넘지 않았다. 새로운 문화에 어떻게 적응할지, 새로운 역할은 어떻게 해 나가야 하는지 구체적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마이클 왓킨스 저서 ‘90일 안에 장악하라(The First 90 days)’가 이드 대표의 좋은 참모가 됐다. 그는 “시트릭스코리아에서 초기 90일을 효과적으로 보낼 수 있도록 큰 영감을 준 책”이라며 “새로운 문화, 새로운 산업, 새로운 직업 등 무언가 도전하는 이들에게도 실질적인 도움을 줄 것”이라고 조언했다.

조직에 오래 있고, 높은 지위에 오를수록 변화에 뒤처지기 쉽다. 위치의 권위 때문에 과거 자기가 행했던 방식을 그대로 이행하려는 고집도 생긴다. 이드 대표도 이런 버릇이 있었다고 고백했다. 이드 대표는 “새로운 조직에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 상황에서 과거에 대한 고집은 스스로를 고착된 틀에 가두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책을 읽은 후 다른 장소에서 새로운 사람과 일하기 위해선 조직의 기존 모습을 꼼꼼히 따져보고 적응할 필요가 있음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과거의 것을 버리고 새로운 요구를 수용해 새로운 역할에 맡게 자신을 변화시킬 준비를 하라’는 책 속의 구절이 그에게 영감을 줬다. 핵심은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학습은 약점을 감춰준다’는 것이다. 이드 대표는 우리나라에 와서 시트릭스코리아를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 모든 것을 빠르게 배워야했다. 보직 이동에 따른 적응 기간을 줄이는 방법도 책에서 도움을 받았다. 명확한 체크리스트도 성공적 리더십을 발휘하는 데 한몫했다.

그는 책 7장에 있는 ‘성공을 축하하라’는 내용에서 ‘골든벨’을 착안했다. 시트릭스 사무실에는 실제 골든벨이 걸려 있다. 목표를 달성한 직원은 골든벨을 울리게 했다. 골든벨이 울리면 모든 직원이 일을 멈추고 축하를 위한 간단한 파티를 즐긴다.

이드 대표는 직원과 고객에게 새로운 비전을 심어줄 계획이다. 바로 ‘더 나은 방식으로 일하고 삶을 영위하라(Work better, live better)’다. 직원이 생산성, 생산성의 질적 향상으로 더 나은 방식으로 일하며 스스로 즐길 수 있는 삶을 살도록 지원하는 것이 목표다. 이는 고객에게도 마찬가지다. 이드 대표는 “항상 좋은 직장환경을 통해 더 좋은 삶을 살길 바란다”며 “궁극적으로 일의 질을 향상시키고 우리 삶 또한 향상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 사진=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