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관객은 더 똑똑해지고 있다. 그리고 상상을 눈앞에 현실로 보여주는 것에 열광한다.”
인터스텔라 제작자 린다 옵스트는 제작 동기를 본인 스스로 과학에 관심이 많고 관객 역시 좋아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인터스텔라’는 과학영화로는 드물게 지난해 국내에서 1000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다.
옵스트는 영화 제작을 결정하면서 중요한 조언을 했던 사람이 ‘코스모스’ 저자 칼 세이건과 영화 자문을 맡은 킵 손 교수라고 말했다. 칼 세이건은 그의 팬이자 친구로서 많은 조언을 했다. 칼 세이건은 우주선 개발에 참여한 과학자이면서 다큐멘터리 ‘코스모스’를 제작했다. 코스모스는 세계 60개국에서 6억명이 시청했다. 단행본 ‘코스모스’는 두 달 만에 40만부가 팔렸고,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과학서가 됐다.
킵 손 교수는 상대성이론과 관련된 우주 물리학 분야 최고 권위자 중 한명이다. ‘인터스텔라’에 등장하는 블랙홀과 웜홀 장면을 영화에서 시각화하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그렇다고 린다 옵스트가 처음부터 과학영화 제작에 심취했던 것은 아니다.
오히려 린다 옵스트를 유명하게 만든 영화는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 ‘원 파인 데이’ ‘나쁜 여자들’ ‘10일 만에 남자친구에게 차이는 법’ ‘섬원 라이크 유’ 같은 로맨틱 코미디다.
린다 옵스트는 로맨틱 코미디를 만드는 것은 쉽고 재미있지만 앞으로 미국 시장을 겨냥해 만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옵스트는 “미국 부가 판권시장이 어려움에 빠졌고 관객 역시 보다 스마트해졌다”며 “앞으로 제작할 영화도 ‘콘택트’나 ‘인터스텔라’와 같은 과학 영화가 될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스티븐 호킹과 킵 손 박사와 함께 상대성이론과 관련한 과학영화를 추가로 내놓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옵스트는 돈이 되는 영화와 좋은 영화 사이에는 밴다이어그램처럼 공통요소도 있다고 설명했다. 대규모 마케팅 비용을 쏟았다고 미국 시장에서 흥행하는 공식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것이다. 관객 선호도와 인기 배우 관련 빅 데이터 분석이 가능하지만 이를 영화 제작에 활용한다고 해서 흥행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더 이상 잘 알려진 흥행공식은 통하지는 않는다”며 “새로운 콘텐츠 개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인터스텔라 흥행에 지역별 편차에 대해서는 과학 교육 부재로 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옵스트는 미국 남부에서 흥행이 좋지 않았는데 과학 공포가 만들어낸 것이라며 반면 한국이나 중국이 우주과학에 관심과 교육이 제대로 이뤄진 점이 흥행을 이끌었다고 평가했다.
과학 이론이 창작자인 감독이 시나리오를 만들고 실현하는 데 방해가 되지 않았냐는 질문에 옵스트는 상상력을 과학이론의 도움을 받아 풀어냈기에 어려움이 아닌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옵스트는 선배 여성 프로듀서로서 여성들에게 힘을 내라는 메시지도 전달했다.
그는 “마음먹은 대로 하면 언제나 실현할 수 있다”며 “언제 어디서든 힘을 내라”고 말을 맺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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