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 수술, 보급되기엔 아직 멀었다... 해킹에 네트워크 연결마저 끊긴다면?

미국에서 원격수술 위험성이 도마 위에 올랐다. 해킹에 취약하다는 지적에 이어 최근 원격수술시 네트워크 연결 지연(latency) 현상이 안전성을 크게 위협한다는 실험 결과가 나왔다.

원격수술(Telesurgery)은 외과 의사가 키보드나 조이스틱을 사용해 수술 로봇을 원격에서 움직여 진행하는 수술이다. 의사가 로봇을 조종하는 데 쓰는 작동 기기와 수술을 진행할 로봇 장비 두 가지만 있으면 환자가 언제 어디에 있든 수술을 받을 수 있다. 이를테면 전쟁터에서 부상자를 로봇으로 수술하는 식이다.

원격수술은 의사와 로봇 장비의 실제 동작에 시간차가 있기 때문에 수술하는 과정에서 두 기기 간 네트워크 연결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네트워크 통신상에서 시간지연 현상이 발생하면 수술자가 응급 상황에 제때 대응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현재까지 대부분 로봇 수술은 기기 간 유선 연결을 통해 진행됐다. 기기 사이 거리에도 제한이 있었다.

미국 플로리다병원 니콜슨센터(The Florida Hospital Nicholson Center)가 최근 미 국방부의 지원 아래 최신 광대역 네트워크 기술을 활용, 원격수술의 안전성을 높일 수 있을지에 대한 실험을 마쳤다고 6일 엔가젯이 보도했다. 결과는 `위험`으로 판정났다.
미국 플로리다병원 니콜슨센터(The Florida Hospital Nicholson Center)가 최근 미 국방부의 지원 아래 최신 광대역 네트워크 기술을 활용, 원격수술의 안전성을 높일 수 있을지에 대한 실험을 마쳤다고 6일 엔가젯이 보도했다. 결과는 `위험`으로 판정났다.

미국 플로리다병원 니콜슨센터가 최근 미 국방부 지원 아래 광대역 네트워크 기술을 활용, 원격수술 안전성을 높일 수 있을지에 대한 실험을 마쳤다고 6일 엔가젯이 보도했다.

니콜슨센터는 최대 200밀리초(ms)정도 지연 현상이면 의사가 수술을 집도하는 데 무리가 없다고 가정한 뒤 107명의 훈련된 외과의가 모의 수술을 진행하도록 했다. 한 번은 지연현상이 없는, 한 번은 실제 광대역 기술을 응용한 원격수술을 하게 해 각각의 결과를 비교했다. 대다수 수술은 300~500ms 지연현상을 보였다. 의사들이 이를 발견, 각 수술이 정상적으로 끝났지만 위험성이 높다는 게 센터 측 결론이다.

로저 스미스 니콜슨센터 최고기술책임자(CTO)는 “기기가 광대역 통신으로만 연결된 원격수술은 위험하다”며 “아직 원격수술을 기술적 환경이 충분히 갖춰지지 않은 환경에 놓인 군인들에게 제공할 준비가 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원격수술 보급의 발목을 잡는 건 지연현상만이 아니다. 최근 워싱턴대학 연구진은 원격수술 기술이 사이버 공격에 취약하다는 내용의 논문을 발표했다. 연구진은 로봇 작동 기기의 라우터(router)를 해킹해 로봇이 불규칙적으로 엉뚱하게 움직이도록 조종했다. 그 결과 기기는 의사가 의도한 것보다 길거나 짧은 시간동안 움직여 결국 기기에 내재된 자동 정지프로그램이 가동됐다. 의사가 보는 수술 영상을 외부로 노출시키는 것도 가능했다.

로저 스미스 CTO는 “보안, 사회적 인식, 법적 규제 등 많은 도전이 남아있다”며 “이 영역에 대한 명확한 답이 나오지 않고선 어떤 회사도 원격수술용 로봇 시스템을 만드는데 투자하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주연기자 pill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