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3사가 1분기 돈을 벌었다. 지난 1분기 마케팅 비용을 크게 줄이면서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보다 최고 59% 증가했다. 번호이동 고객 유치에 집중하던 마케팅 방식을 기기변경 혜택 강화로 바꾸면서 2분기에도 양호한 실적이 이어질 전망이다. 20% 요금할인 수요가 예상보다 높아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지난 1분기 매출 4조2403억원, 영업이익 4026억원, 순이익 4427억원을 올렸다고 6일 밝혔다.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0.9%, 영업이익은 59.5%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마케팅 비용은 1조1000억원에서 23.2% 감소한 8460억원을 썼다.
SK텔레콤은 “할인한도 상향, 멤버십 확장 등 기존 고객 혜택을 강화하면서 해지율이 2.0%로 낮아졌다”며 “앞으로 경쟁 패러다임 전환과 건전한 유통환경 조성에 앞장서고 수익성 개선 등 내실 강화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LG유플러스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동기 대비 36.7% 증가한 1547억원, 마케팅비용은 8.6% 감소한 5038억원이라고 밝혔다. 같은 기간 KT는 영업이익이 135.3% 증가한 3209억원, 마케팅비용은 8.6% 줄어든 708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 여러 차례 대란이 발생할 정도로 통신사가 마케팅 비용을 대량으로 쏟아부은 시기다.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단통법) 시행 이후 조직적인 대규모 불법지원금 살포가 사라졌다. 비용을 줄이면서 상대적으로 영업이익이 늘어났다. 업계는 시장 정상화 과정이라고 보고 있다.
통신업계는 법 시행 직후인 지난 4분기 오히려 마케팅 비용을 늘렸다. 하지만 1분기 들어 마케팅 비용을 줄이며 고객 서비스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경쟁 패러다임이 소모적인 고객 빼앗기에서 기존 고객 지키기로 달라지기 시작했다. 4월 들어 SK텔레콤 기기변경 고객 숫자가 번호이동과 신규 고객을 넘어선 게 이를 뒷받침한다.
2분기에도 이 같은 기조가 이어진다. 갤럭시S6와 G4가 출시돼 일시적으로 마케팅 비용이 증가할 수 있지만 과거와 같은 시장 과열은 일어나기 힘들기 때문이다. 업계는 오히려 신규 프리미엄폰이 가입자당평균수익(ARPU)을 올리는 데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20% 요금할인 제도는 통신사 수익성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난달 24일 요금할인율이 12%에서 20% 상향된 이후 1주일 동안 가입자가 약 17만명에 달했다. 단통법 시행 이후 7개월간 모집한 가입자를 1주일 만에 모집했다. 고객에게는 선택폭이 넓어졌다. 반면에 통신사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20% 요금할인은 제조사 장려금이 실리는 지원금과 달리 통신사가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수익성에는 마이너스 요소다. 요금할인 가입자가 지금과 같은 증가세를 보인다면 통신사는 판매점 리베이트를 줄여 수익 안정화를 꾀할 것으로 보인다.
통신사 한 관계자는 “20% 요금할인 가입자가 어느 정도로 늘어날지는 지켜봐야 하겠지만 통신사 마케팅 비용은 점차 하락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비용 감소에 의한 수익 증대가 아니라 ARPU와 전체적인 매출 증가가 2분기 이후 통신사 주요 사업 목표가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통신 3사 1분기 실적(단위:억원)/자료:3사 종합>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