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사이트]선우명호 EVS28 대회장](https://img.etnews.com/photonews/1505/683351_20150511113745_592_0001.jpg)
지난 3일부터 6일까지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는 ‘전기차 올림픽’이 열렸다. ‘제28회 세계 전기자동차 학술대회(EVS28)’ 일환이다. 관람인원 8000여명, 대회 수입 23억원 등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흥행으로 전기차 분야 한국 위상도 높아졌다. 성공 개최를 이끈 선우명호 EVS28 대회장(한양대 미래자동차공학과 교수)은 이번 대회를 전기차 확산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2002년 한국 대회 때 운영위원장을 맡았던 선우 대회장에게는 이번 대회 성공의 의미가 특히 남달랐다. 전기차 불모지에서 어렵게 대회를 꾸렸던 13년 전에 비하면 말 그대로 격세지감이다.
선우 대회장은 “2002년 대회 때는 한국에 전기차가 한 대도 없었을 뿐만 아니라 IMF 여파도 남아 있었다”며 “부산 벡스코 전시장의 3분의 1가량을 사용했는데도 참가업체를 모집하기가 쉽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반면에 “이번 대회는 5000명 관람을 예상했지만 8000여 관람객이 들었고 400개를 준비한 부스도 모자라 406개로 늘렸다”며 “일반인의 전기차에 대한 높은 관심을 확인했고 세계적 전기차 업체가 한국 기술을 직접 둘러보는 산업적 효과도 있었다”고 말했다.
실제 이번 학술대회와 함께 개최된 전시행사에는 학계나 업계가 아닌 일반 관람객의 관심이 높았다. 현장에서 판매된 입장권만 4000장이 넘는다. 전기차 시승 신청은 오후 3~4시 경이면 조기 마감됐다. 르노, 닛산, 제너럴모터스(GM), BMW, 메르세데스 벤츠 등 주요 완성차 업체가 총출동해 선보인 전기차가 관람객 눈길을 끌었다.
선우 대회장은 전기차 분야 우리나라 위상, 소비자의 높은 관심에 비하면 확산 속도가 너무 더디다고 지적했다. 특히 인프라 보급 문제는 민간이 아닌 정부가 나서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본은 전기차가 6만대가량 돌아다니지만 내수 시장이 일본의 3분의 1 정도인 우리나라 전기차가 3000대인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세계적으로 정부가 아닌 기업에 전기차 인프라를 맡기는 나라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또 “적자 공기업인 한국전력에 경영 수지를 개선하라고 압박하면서, 한편으로는 엄청난 비용이 드는 충전기 확장을 맡기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충전 인프라 문제는 정부가 예산을 확보해 풀어야 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결국 이번 대회 성공을 전기차 확산 계기로 삼자는 게 그의 주장이다. 높은 관심을 보여준 정치권과 정부 관계자의 책임 있는 후속 조치를 기대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서상기 국회의원, 윤성규 환경부 장관, 남경필 경기도지사 등 비중 있는 인사들이 이번 대회를 직접 관람했다.
선우 대회장은 “유럽의 이산화탄소 배출량 규제는 전기차 없이는 맞출 수 없는 만큼 전기차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제주도는 전기차 모범도시로 선정됐고 정치권과 정부도 높은 관심을 보여줬기 때문에, 이제 우리나라도 터닝포인트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정부와 정치권 고위 관계자가 이번 대회에 큰 관심을 보여준 것은 정치적, 선언적으로 의미가 클 것”이라고 기대했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