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계약시장은 중소 사업자가 유일하게 안정된 수익을 낼 수 있는 분야입니다. 여기마저 가격이 무너지면 더 이상 희망이 없습니다.”
중소 태양광발전업체 대표의 하소연이다. 그는 1년 만에 열린 태양광REC 계약시장 입찰 공개를 앞두고 공급 과잉에 따른 가격 폭락부터 걱정했다.
에너지관리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가 매년 두 차례 ‘태양광발전 REC 판매사업자(계약시장)’를 선정하는 것은 발전사가 태양광 발전소를 짓거나 자체 입찰하는 것과 별개로, 중소 사업자에 REC 판매 기회를 주기 위한 제도다.
중소 사업자는 이 계약시장과 현물시장이 REC 판매 주 창구다. 현물시장에서 스폿 물량을 주로 판다면, 계약시장에선 12년 동안 고정적으로 REC 판매수익을 얻을 수 있다.
신재생에너지센터는 오는 15일 올해 상반기 태양광 REC 판매사업자 선정 결과를 내놓는다. 업계에 따르면 경쟁률은 10 대 1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이지만, REC 가격은 역대 최저치인 7만원대까지 떨어질 것이란 말이 나돈다.
지난해 하반기 발전사 태양광 REC 수요가 없어 계약시장이 열리지 않으면서 이월된 물량이 한꺼번에 몰렸기 때문이다. 시장이 열리지 않은 것은 정부가 보유한 국가REC를 지난해 싼값에 보급한 데 있다고 업계는 주장한다. 정부가 국가REC를 보급해 시장을 공급과잉으로 몰아넣어 REC 가격 폭락을 유도한 뒤 12년 장기 계약시장에 참여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다는 것이다.
업계는 REC 가격 하한 설정을 요구하고 나섰다. 지금은 상한만 정해져 있고 하한은 없다. 최소한 수익 보장을 위해 밑지고 팔아야 하는 상황은 막을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하자는 취지다.
정부가 진정으로 태양광발전 확대를 원한다면, 적어도 중소 태양광발전 사업자에게 사업할 수 있는 희망은 남겨줘야 한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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