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화질(UHD) TV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UHD를 능가하는 8K(7680×4320) 쿼드UHD 디스플레이 제품 개발 경쟁이 본격화됐다. 올해 초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파나소닉 등이 시제품을 선보인 데 이어 물밑으로 상용기술 개발에 나섰다.
국내와 일본 디스플레이 제조업체가 최근 8K 디스플레이 개발에 상당한 진척을 이뤘다. 90인치대보다 기술 구현이 어려운 55인치 8K 디스플레이 개발에 성공하면서 상용화를 앞당기고 있다.
일본 파나소닉, 샤프가 55인치 8K 디스플레이 개발에 성공하고 연내 양산을 서두르고 있다. 일본 정부가 내년부터 8K 시험 방송을 계획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업체도 시제품이긴 하지만 8K TV를 지속적으로 선보였다. 지난달 BOE가 10.5세대 투자를 전격 발표해 8K 디스플레이 개발을 통한 기술 차별화가 더욱 중요해 졌다.
삼성디스플레이는 8K LCD 개발로 OLED TV보다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기 때문에 기술 주도권 확보에 더욱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LG디스플레이도 55인치 8K 디스플레이 개발을 마무리했으나 아직까지 공개하지 않았다. 올해 초 CES에서 한상범 사장이 상반기부터 8K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아직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가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도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8K로 실험 중계를 준비하고 있어 8K TV 기술 확보가 향후 차세대 TV 시장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본다”며 “다만 일본 방송 업계가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어 초기 시장 주도권을 일본 업계에 뺏길 우려도 크다”고 말했다.
8K 패널 양산성을 높이기 위해선 해결해야 할 기술 난제도 많다. 8K는 4K UHD 대비 화소수가 4배 늘어나는 반면에 개별 화소 크기는 4분의 1로 줄어들어 개구율(실제 빛이 나올 수 있는 면적 비율)이 크게 낮아진다. 개구율이 낮아지면 휘도(밝기)가 약해져 더 많은 LED 백라이트를 써야 한다. 소비 전력은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
저전력으로 박막트랜지스터(TFT)를 구동하는 기술도 필요할 뿐 아니라 트랜지스터 전자 이동도도 크게 높아져야 한다.
업계 전문가는 “소비전력 증가 없이 UHD급과 같은 휘도를 내는 것이 관건”이라며 “액정 재료를 포함한 모든 소재 성능도 함께 향상시켜야 하기 때문에 디스플레이 업계가 8K 상용화 문턱을 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