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아쉬운 SW 수출입 통계

[기자수첩]아쉬운 SW 수출입 통계

며칠 전 특허청과 한국은행이 ‘지식재산권 무역수지’를 공동으로 발표했다.

정부 차원 첫 지식재산권 무역수지 통계라 눈길을 끌었다. 이전에는 한국은행이 작성한 지식재산권사용료 수지와 미래부가 만든 기술 무역수지가 주로 사용됐다.

두 자료 모두 정확한 지식재산권 규모와 객관적 세부내용 파악이 어려웠다. 대통령 소속 국가지식재산위원회가 지난해 4월 한국은행에 새로운 통계 개발을 요청했다. 한국은행은 특허청과 양해각서(MOU)를 교환한 지 11개월 만인 지난 12일 지식재산권 무역수지를 처음 발표했다. 우리나라는 지식재산 분야에서 만성적 무역적자국이다. 현실성 있는 수치를 만든 것은 박수를 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이번 발표문은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한다. 우리나라가 컴퓨터 프로그램(SW)과 데이터베이스 분야 무역수지 흑자국이라는 부분 때문이다.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컴퓨터 프로그램 분야에서 2011년부터 무역수지 흑자국으로 전환했다. 이후 2014년까지 4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컴퓨터 프로그램은 외산이 강세인 대표 분야다. 초강세라 해도 틀리지 않다. 국내 시장 태반을 외산이 장악하고 있다.

특허청에 문의해 보니, 담당자도 “컴퓨터 프로그램이 소프트웨어(SW)를 말하는 거 맞다”며 “아마도 게임 분야가 들어있어 그런 것 같다”고 의아해했다.

특허청 자료는 미래부 수치와도 다르다. 특허청과 한국은행은 지난해 우리나라 컴퓨터 프로그램 수출액이 20억9000만달러, 수입은 13억8000만달러라고 했다. 미래부에서는 “SW는 무체물이라 수출액만 집계가 가능하고 수입액은 집계할 수 없다”며 “지난해 SW 수출액은 53억3000만달러”라고 답했다. 특허청과 미래부 간 SW 수출액이 30억달러 이상 차이가 난다.

차이는 특허청과 미래부가 집계하는 SW 수출방식이 다른 데서 기인한다. 특허청과 한국은행은 수출 기업이 금융기관에 신고한 액수를 기준으로 했고, 미래부는 수출업체 전수조사로 집계했다.

통계는 정책의 기본이다.

방은주 전국취재부장 ejb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