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해 통신 분야에 도입한 ‘경쟁형 연구개발(R&D)’ 과제 첫 사업자를 선정했다. 경쟁형 R&D는 복수 연구자(기관)를 선정한 뒤 중간평가에서 최종 수행업체를 선정하는 방식이다.
14일 통신 업계에 따르면 미래창조과학부는 지난해부터 약 1년간 추진한 두 가지 경쟁형 R&D 과제 단독수행 업체를 선정했다. ‘개방제어기반 분산구조 모바일 코어네트워크 기술’ 개발과제는 모바일 솔루션 전문업체 콘텔라가, ‘양자 암호 네트워크 핵심 기술’ 개발과제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수행한다.
경쟁형 R&D는 선의의 경쟁을 펼치기 때문에 개발 성과물 품질이 극대화될 수 있다.
아직 개발하지 않은 새로운 기술을 여러 업체가 동시 개발하기 때문에 다양한 접근 방식(아이디어)을 확보할 수 있다. 중간 평가에서 초기 결과물을 확인할 수 있어 실패 확률도 줄어든다. 비경쟁형은 최종 결과물이 나오기 전까지 실패와 성공을 판가름하기가 어렵다.
미래부는 지난해 3월 경쟁형 R&D 도입을 밝히고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차례대로 일부를 탈락시키는 ‘토너먼트’ 방식, 기획 단계에서 평가를 진행하는 ‘경쟁기획’ 방식, 이번처럼 중간평가로 우수 과제를 선정하는 ‘병렬형 과제 수행’ 방식, 최종 결과물에 따라 연구비를 차등 지급하는 ‘후불형 서바이벌’ 방식 등 네 가지 형식으로 구성했다.
임용재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 네트워크CP는 “선정결과를 바탕으로 경쟁형 R&D 방식 효과를 분석하고 향후 산업체 주관 과제 대상으로 적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개선할 부분도 남아 있다. 국가 R&D 과제를 단일 수행업체에 맡기는 이유 중 하나는 예산 낭비를 막기 위해서다. 경쟁형 R&D는 단독형보다 관련 예산을 더 확보해야 하는 숙제가 있다. 탈락한 기업이라도 우수한 성과를 냈을 때는 성과물을 다른 방식으로 활용하는 등 후속 지원책도 필요하다.
최종 수행사 중 한 곳인 콘텔라는 소프트웨어정의네트워크(SDN) 기술을 기반으로 가상화 ‘이볼브드 패킷 코어(EPC)’를 개발한다. EPC는 LTE 교환기로도 불리는 LTE 통신 핵심 장비다. 글로벌·대기업 중심 EPC 시장에서 국내 중소기업이 최초로 EPC 상용 제품을 개발한다는 의의가 있다. 콘텔라는 아토리서치, 유엔젤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과제를 수행한다.
<통신 경쟁형 R&D 첫 사업자 선정 결과/자료:미래부·업계 종합>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