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폰이나 자급제폰으로 지원금에 상응하는 요금할인을 받을 수 있는 분리요금제 가입자가 50만명을 넘어섰다. 정부가 요금할인율을 20%로 올리면서 지원금이 아닌 요금할인을 받고 서비스에 가입하는 고객이 급증했다.
17일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할인율이 20%로 오른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11일까지 18일간 요금할인 가입자가 30만2000명으로 파악됐다. 하루 평균 1만7765명꼴이다. 지난달 23일까지 12% 요금할인을 받은 가입자는 17만5000명이었다. 누적 가입자는 47만7000명이지만 일평균 가입자수를 감안하면 17일 현재 50만명을 여유 있게 넘은 것으로 파악된다.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단통법)이 시행된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지난달 24일까지 약 7개월간 하루 평균 분리요금제 가입자는 853명이다. 요금할인율을 높인 이후 가입자가 20배 늘어났다. 소비자 관심이 커지고 가입자가 급격하고 늘고 있어 의미 있는 변화라는 게 미래부 설명이다.
할인율 인상 직후 급증했던 가입자 증가세는 이달 초 연휴 기간 다소 주춤했다. 제도가 정착되면 매일 1만명씩 안정적인 가입자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지금은 신규폰 위주 가입자가 많지만 중고폰과 직구폰 가입자가 늘어나면 올해 연말까지 200만명을 돌파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지난달 정부가 요금할인율 인상을 발표할 때만 해도 시장 반응은 냉담했다. 뿌리 깊은 단말기 유통구조가 하루 아침에 달라지기는 어렵다는 생각 때문이다. 통신사와 판매점이 적극적으로 제도에 호응할지도 미지수였다. 하지만 20% 요금할인을 받는 게 지원금보다 유리한 경우가 많아지자 소비자가 먼저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직은 성공 여부를 판단하기 이르기 때문에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도 적지않다. 갤럭시S6와 G4 등 신제품 출시와 맞물려 새 스마트폰 구매자가 일시적으로 분리요금제를 선택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신제품뿐만 아니라 기존 제품, 해외 직구폰, 중고폰 등을 통한 가입이 얼마나 늘어났는지가 제도 정착의 열쇠가 될 전망이다.
한편 다이소는 전국 127개 다이소 매장에서 운영하는 휴대폰 자판기에서 지원금과 요금할인 중 어느 것이 유리한지 알려주는 ‘할인 혜택 비교 서비스’를 지난 15일부터 시작했다. 다이소는 할인 혜택 비교정보를 제공하고 대리점 수수료 없이 저렴한 구매가 가능하며 중고폰도 매입하는 1석3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밝혔다.
<분리요금제 할인율 인상 전·후 비교/자료:미래부>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