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경영권 승계 구도와 사업구조 개편은 진행형이다. 2013년부터 사업구조를 바꾸기 시작했다. 삼성에버랜드가 제일모직 패션부문을 인수한 것을 시작으로 삼성SDS와 삼성SNS 합병, 에스원의 삼성에버랜드 건물관리사업 인수, 삼성종합화학과 삼성석유화학 합병 발표 등이 순차적으로 진행돼 왔다.
지난해에는 삼성SDI와 제일모직 합병에 이어 삼성SDS와 제일모직이 상장했다. 계열사 4개를 한화에 파는 빅딜까지 단행됐다. 지분 변화와 매각 등을 통해 삼성그룹 내 30개 넘는 계열사가 복잡하게 얽혔던 순환출자 고리는 단순화됐다. 복잡한 지분 구조를 정리하는 작업으로 볼 수 있다. 삼성은 사업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사업 재편이라고 설명했다.
삼성 지배구조 개편 핵심은 지주사 시나리오 진행 여부다. 삼성그룹이 삼성전자를 인적 분할해 삼성전자홀딩스(투자회사)와 사업회사로 나누고 삼성전자홀딩스와 제일모직을 합병하는 방안이 가장 많이 회자된다. 삼성 지주사를 출범시키는 것을 가장 일반적인 형태로 본다. 그 밑에 삼성생명이 삼성화재와 더불어 중간금융지주사를 구성하면 그룹 전체 경영권을 유지할 수 있다. 삼성그룹은 이에 대해 “정해진 것이 없다”는 게 공식 입장이다.
대기업 집단의 사업 재편을 지원할 사업재편지원특별법(일명 원샷법)과 금융지주회사법 개정안이 맞물린다면 삼성의 지주사 체제는 보다 쉽게 이뤄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지주사 체제는 금산분리법이 걸림돌이기는 하지만 국회에 계류 중인 중간금융지주법 통과 시 지주회사 전환은 순조로워질 수 있다. 관련법이 통과되면 금융 계열사 지분을 외부에 매각하지 않고도 지주사체제로 전환할 수 있다. 중간 금융지주사를 출범시킬 수 있는 것이다.
삼성SDS와 제일모직 등 상장 후 보호예수 기간이 끝나 묶여 있던 오너가 지분 매각 여부도 관심이다. 삼성SDS는 상장 이전부터 삼성 오너 일가의 상속세 납부 등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 재원 마련 창구로 주목받아왔다. 일각에서는 이 부회장이 삼성SDS 지분을 매각하기보다는 삼성전자와 소규모 합병에 나설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장기적으로는 삼성의 계열분리가 나타날 수 있다. 삼성 3세대 3남매의 역할 구분과 계열사 간 지분정리 등도 향후 재계의 관심 포인트로 꼽힌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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