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 TV 사업이 지난해 1분기 나란히 불황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 매출 하락폭은 1조 1000여억원에 달했다. LG전자는 2300여억원 줄어드는데 그쳤다. 삼성 메모리 매출은 사상 최대 기록을 이었으며 LG 휴대폰(단말) 사업도 체질이 개선됐다. LG전자는 1분기부터 4대 사업본부 주요 품목의 매출 실적을 공개한다.
◇TV 불황… 삼성 타격이 더 컸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15일 공시한 1분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 영상기기 매출은 각각 6조 2194억원, 3조 5236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에는 7조 3901억원, 3조 7503억원으로 하락폭은 15.9%, 6.1%였다. 삼성전자 영상기기 매출이 6조원대로 하락한 것은 2010년 이후 처음으로 사상 최저치였다.
생산량에서도 삼성전자 TV 부진은 두드러졌다. 2011년 2분기 이후 처음 분기별 생산량 1000만대선이 무너져 961만 4000여대를 생산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분기에는 1171만 6000여대였다. 생산능력도 지난해 1분기보다 300만대 가량 줄어든 1057만 1000여대로 줄어 2011년 이후 제일 적었다.
LG전자 TV 사업 규모는 2년 전 수준으로 줄었다. 생산능력 891여만대에 664만 5000여대를 생산해 2013년 1분기와 유사했다. LG전자는 시장조사업체 IHS(옛 디스플레이서치) 기준 지난해 15.3%였던 TV 세계시장 점유율이 1분기 자사 전망치 15.2%로 줄었다고 밝혀 TV 사업 부진으로 매출과 생산량 모두 감소하는 가운데 ‘밑지는 장사’는 피했다는 평가다.
반면 삼성전자는 매출이 1조원 넘게 줄어든 가운데 점유율은 지난해 22.6%에서 1분기 자사 전망치 기준 22.7%로 늘었다고 공시해 수익성이 좋지 않았음을 내보였다.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는 9년 만에 그룹 미래전략실로부터 경영진단을 받는 등 수익성 개선이 과제로 떠올랐다.
◇휴대폰, 삼성의 숨고르기와 LG의 상승세
휴대폰(HHP, 단말) 사업에서는 삼성의 하락세가 진정되고 LG의 사업 회복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삼성의 중저가 라인업 확대와 LG의 G3 실적개선이 원인으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1분기 24조 9869여억원의 무선(HHP) 매출을 올렸다. LG전자는 3조 4440여억원이었다. 생산량은 삼성 1억 745만 5000여대, LG 2028만 5000여대로 집계됐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2분기 2013년 이래 최저실적을 기록한 뒤 회복세가 뚜렷했다. 분기매출 30조원 회복은 하지 못했지만 지난해 4분기 이후 25조원 매출을 이어가며 하락세를 막는 데는 성공했다는 평가다. LG전자는 지난해 1분기 보다 단말 1000여억원 어치를 더 팔았다. 생산실적도 400여만대 늘었다. LG전자 1분기 단말 생산량이 2000만대를 돌파한 것은 2012년 이후 처음이다.
양 사 점유율은 지난해보다 나란히 하락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 기준 삼성전자, LG전자 세계 휴대폰 시장 수량기준 점유율은 22.4%, 4.3%였지만 1분기에는 양 사 추정치 기준 22.2%, 3.6%로 집계됐다.
◇최대 실적 갈아치운 삼성 메모리, 매출 개선 과제 받은 LG 가전
메모리는 1분기에도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며 삼성전자 대표 주자 역할을 자임했다. 냉장고·세탁기·에어컨 등 LG전자 생활가전은 매출 하락 방어가 과제로 떠올랐다.
삼성전자는 1분기 메모리 535억 4000여만개를 생산해 지난해 4분기에 이어 분기별 메모리 생산 500억개 시대를 지속했다. 매출도 8조 3175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나타내 영상기기, HHP, 메모리, DP(디스플레이 패널) 등 삼성전자가 공시하는 4대 품목 중 유일하게 상승했다. 금액기준 점유율은 시장조사업체 IDC 기준 지난해 40.9%에서 1분기 자사 예측 기준 43.1%로 올랐다.
LG전자 생활가전 사업은 매출 개선이 과제로 떠올랐다. 1분기 매출은 지난해 1분기 3조 3628억여원에서 2% 하락한 3조 2960억원으로 집계됐다. 생산량도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모두 2013년 수준으로 줄었다. LG전자 H&A(홈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 사업본부는 올해 프리미엄 전략 강화를 통한 수익개선을 목표로 두고 있다.
한편 올해 처음 실적을 공개한 LG전자 VC(자동차부품) 사업본부 3대 제품군(텔레매틱스, AV, AVN)은 16만 3000여대를 생산해 생산능력을 2%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