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기 침체가 심상찮다. 중국도 마찬가지다. 세계 경제 두 기둥(G2)이 흔들리고 있다고 18일 블룸버그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이 전했다.
미시건대와 톰슨 로이터가 공동 발표한 이번달 미국 소비자신뢰지수는 88.6을 기록했다. 지난달 지수값 95.9보다 크게 떨어졌다.
소비자신뢰지수(CC·Consumer Confidence)는 전체 경제상황과 개인 재무 상황에 대해 소비자가 낙관적으로 느끼는 정도를 측정한 경제 지표다.
당초 전문가의 이달 CC 예상치는 95.8였다. 하지만 발표 지수는 작년 11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국 성장률(전분기 대비·연율 환산 기준) 잠정치는 1분기 0.20%로 작년 4분기 2.20%에서 급락했다. 미국 다른 여러 경제지표도 부진을 보여 4월 산업생산은 전월보다 0.3% 줄어 5개월 연속 감소했다.
지난 3월 무역수지 적자폭도 514억달러(약 55조8000억원)으로 금융위기 때인 2008년 10월 이후 6년여 만에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 4월 소매판매 증가율도 0%로 저조했다.
2분기 미국 경제성장 전망 역시 하향 국면을 면하긴 어렵다는 게 월스트리트저널(WSJ) 분석이다.
중국 전년동기대비 성장률은 작년 4분기 7.30%에서, 1분기에는 심리적 ‘마지노선’인 7.00%까지 하락했다.
서방 언론과 금융기관 등에서는 그간 중국 통계 당국 신뢰성이 낮았고, 각종 실물지표가 계속 부진을 보이는 점 등을 들어, 이 정도 수치조차 과장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실제로 중국 1∼4월 산업생산 증가율(전년 동기 대비)은 6.2%로 2009년 이래 최저치로 떨어졌다. 중국 당국이 목표로 하는 7%대 성장률과 상당한 격차를 보였다.
반면, 유럽은 1분기에 성장률이 상승해 대조를 이뤘다.
그간 그리스와 함께 대표적인 유럽 내 위기국으로 꼽혀온 이탈리아·스페인·포르투갈 등 남유럽 3개국 성장률이 일제히 상승, 이들 국가가 유로존 위기에서 차츰 벗어나고 있다.
문제는 경기 회복세인 유로존은 한국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이다.
반대로 한국 양대 수출 시장인 미국·중국 경기는 침체를 거듭하고 있다.
올 들어 1∼4월 한국 수출에서 중국, 미국 비중은 각각 25.41%, 13.12%로 1, 2위를 차지했다. 유럽연합(EU) 비중은 8.11%다.
우리나라 월간 수출액이 4개월 연속 감소한 가운데 4월에도 대미, 대중 수출은 전년 동기보다 각각 2.7%, 5.2% 줄었다.
이에 따라 2분기 이후 미국·중국 경기가 뚜렷이 회복하지 않을 경우 한국 수출 역시 살아나기 어렵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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