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국내 전자업계 대·중소기업 사장이 한자리에 모였다.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 전자부품연구원 수장도 자리를 같이했다. 19일 서울 르네상스호텔 ‘전자신산업 상생협력 협약식에서다. 산학연관이 뭉쳐 전자분야 신산업 육성에 총력을 쏟기로 했다.
무엇보다 가전분야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협력 의지를 밝힌 것은 큰 의미가 있다. 납품 관계에 있는 세트와 부품(소재) 대중소기업 상생 논의는 활발했으나, 경쟁관계에 있는 세트업체 대중소 협력을 포괄하는 행사는 매우 이례적이다.
정부와 산업계는 사물인터넷(IoT) 기반 ‘전자신산업’에 함께 주목했다. 전자신산업이란 IoT와 가상현실(VR) 등 전자 신기술을 가전, 의료 등 기존 산업에 접목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융합제품 제조업으로 정의한다. 차세대 전자산업 핵심 경쟁력을 육성할 수 있는 분야로 꼽힌다. 이는 박근혜 대통령이 제시한 24개 핵심 개혁과제 중 하나인 ‘제조혁신 3.0 실행 대책’이자 ‘경제혁신 3개년 계획’ 과제인 융합 신산업 육성 일환이다.
행사에는 삼성전자·LG전자·동부대우전자·코웨이·리홈쿠첸·위닉스·아이센스·대덕전자 등 100여개 전자업체가 참석했다. 업무 협약을 통해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공동으로 IoT 융합제품 개발 및 플랫폼 연동, 기술 공유와 표준화에 나선다.
정부도 ‘IoT 기반 전자산업 고도화 추진전략’을 발표했다. IoT는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가전업계에서도 이미 핵심 이슈다.
IoT 융합산업은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국내 전자산업계 전반을 아우르며 정책을 펴는 산업부 역할과 대기업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대중소 개방형 협력은 쉽지 않다. 함께 하는 것 보다는 혼자 하는 것이 빠르고 효율적이라는 생각을 가질 수 있다. 이 때문에 불협화음도 많다. 산업부는 이 정책이 실사구시되는지, 대기업은 중소기업이 불편한 것이 없는지 지속적으로 살펴야 한다. 중소기업 협업체계에서도 중소기업은 자칫 공무원과 대기업 임직원 뒤치다꺼리하는 ‘을’이 될 수 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