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갤럭시폰을 만들면서 애플 아이폰의 특허와 디자인을 침해했지만, 트레이드드레스는 침해하지 않았다는 항소심 판결을 받았다. 이에 따라 삼성은 1심 판결 결과에 따른 배상금 9억3천만달러(1조104억원) 가운데 41%에 달하는 3억8천200만달러(4천150억원)를 경감받을 것으로 보인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연방순회법원은 18일(현지시간) 애플-삼성 특허침해소송 항소심에서 이같은 판결을 내리고 이 건을 샌프란시스코지법으로 돌려보냈다. 또 이 내용을 웹사이트에 공개했다.
항소심은 삼성이 애플의 디자인 특허를 침해했다는 사실을 인정했지만 애플의 트레이드 드레스(trade dress)가치를 침해하지는 않았다고 판결했다. 트레이드 드레스는 제품의 색상,모양,크기 등 상품의 고유한 이미지를 나타내는 복합적인 요소를 의미한다.
애플은 지난 2011년 삼성을 제소하면서 모두 4건의 트레이드드레스 지재권 침해를 주장했다. 이중 3개는 아이폰에 관련된 것이고, 하나는 아이패드와 아이패드2에 관한 것이었다. 애플은 갤럭시폰이 아이폰의 ▲4개 모서리가 둥근 직사각형 형태 ▲직사각형 모양을 둘러싼 위 아래 테두리(bezel) 등에 대한 지재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우리는 앞서 재판부가 애플드레스 가치를 저하시킨 책임이 있다고 본 삼성제품에 대한 배상판결을 철회하며 이 의견과 관련된 추가검토를 위해 이 건을 (샌프란시스코지법으로)되돌려 보낸다”고 말했다.
그러나 연방순회항소법원은 삼성이 구형 갤럭시폰 모델에서 애플 아이폰의 ▲전면부 디자인 ▲테두리(베젤) ▲그래픽사용자인터페이스(GUI) ▲화면을 두 번 터치해 표시 내용을 확대하고 중앙으로 모아주는 기능 특허를 베꼈다는 점을 받아들여 이에 대한 피해배상금 5억4천800만달러(5천954억원)를 확정했다.
항소재판부는 또한 샌프란시스코지법이 내린 삼성의 재심요청 거부 판결를 재확인했다.
삼성은 지난 2012년 샌프란시스코지법으로부터 애플특허를 침해했으며, 이에따라 애플에 10억5천만달러(1조1천408억원)의 특허침해배상금을 내라는 첫 판결을 받았다. 이후 루시 고 판사는 4억5천만달러를 경감하고 피해액을 재산정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결국 삼성은 1심에서 애플에 총 9억3천만달러(1조104억원)의 배상금을 지불하라는 판결을 받은 후 항소했다.
조쉬 로젠스톡 애플 대변인은 “우리는 삼성이 애플제품을 노골적으로 도용했다는 것을 재확인한 연방순회항소법원의 결정을 반긴다”고 말했다.
외신은 이번 판결과 관련, “애플-삼성 간 특허전쟁의 종결이 임박한 것 같다.양측이 화해를 원한다면 대화테이블은 마련됐다”는 전문가 반응 등을 전하고 있다.
애플과 삼성은 지난 해 미국 외 8개 국가에서 진행 중인 30여개 특허 소송을 철회하기로 전격 합의한 후 미국내 소송만 진행해 왔다.
전자신문인터넷 이재구국제과학전문기자 jk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