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프린팅으로 살려낸 바다거북

사고로 턱을 잃어버린 붉은바다거북이 3D프린팅된 인공 턱 덕분에 새 삶을 찾았다

데일리메일은 18일(현지시간) 터키 파묵칼레대 수의사들이 3D프린팅회사와 손잡고 사고를 당한 붉은 바다거북의 턱을 되찾아 주고 생명까지 살린 사연을 소개했다.

발견당시 이 거북은 헤엄치던 중 보트 스크류에 부딪쳐 심각한 턱손상을 입은 상태로 보였다.

파묵칼레대 수의사팀은 의료용단층촬영(CT)스캐너로 몸무게 45kg인 이 바다거북의 남아있는 턱과 머리뼈를 스캐닝했다. 의료용 3D프린팅 전문회사는 이를 바탕으로 티타늄 소재 인공턱을 만들었다. 이 인공턱은 항공우편을 통해 수술을 담당한 파묵칼레대로 보내졌다. 수의사들은 2시간 반 동안의 수술을 통해 거북에게 이 인공턱을 이식할 수 있었다.

AKUT3로 명명된 이 거북은 이제 턱을 되찾았다. 수의사들은 이 바다거북이 완쾌되면 바다로 돌려보내 사고 이전의 모습을 되찾게 되길 기대하고 있다.

이 수술작업을 이끈 바다거북 전문가인 야쿱 카스카 터키 파묵칼레대학교수는 "턱을 잃은 거북은 스스로 먹이를 구할 수 없기에 바다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며 “이 새로운 기술 덕분에 AKUT3는 자유롭게 바다로 되돌아갈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의료용 CT 이미지를 바탕으로 3D프린팅 된 인공턱을 이식받아 새 삶을 찾게 된 붉은바다거북. 사진=B테크이노베이션
의료용 CT 이미지를 바탕으로 3D프린팅 된 인공턱을 이식받아 새 삶을 찾게 된 붉은바다거북. 사진=B테크이노베이션
AKUT3로 이름지어진 이 붉은바다거북은 발견당시 오른쪽 윗턱과 아래턱이 심각하게 손상돼 있었다. 이렇게 되면 먹이를 구할 수 없고 살아 남을 수 없다.  사진=B테크이노베이션
AKUT3로 이름지어진 이 붉은바다거북은 발견당시 오른쪽 윗턱과 아래턱이 심각하게 손상돼 있었다. 이렇게 되면 먹이를 구할 수 없고 살아 남을 수 없다. 사진=B테크이노베이션

이 거북은 터키 남부 마르마리스시 인근 지중해에서 헤엄치다가 보트의 프로펠러에 부딪쳐 윗턱과 아랫턱이 부서진 상태로 발견됐고 파묵칼레대학교에 있는 바다거북연구구조 및 재활센터 팀으로 이송돼 왔다.

거북에게는 그를 발견한 AKUT마르마리스구조팀의 이름을 따 AKUT3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붉은바다거북은 통상 부리처럼 생긴 강력한 턱을 이용해 랍스터나 게 같은 갑각류를 잡아 먹고 산다. 따라서 오른쪽 턱이 없는 AKUT3는 곧 죽게 수 밖에 없는 운명이었다.

해양구조센터 직원들은 이 거북을 살리기 위해 턱의 상처를 소독한 후 손으로 열심히 물고기먹이를 주었다.

그러는 동안 파묵칼레대는 CT로 스캔한 자세한 부서진 턱뼈 사진을 B테크이노베이션이라는 의료용3D프린팅 회사로 보냈다. 이들은 붉은바다거북 해부를 통해 얻어진 정보를 바탕으로 상처입은 거북의 머리에 꼭맞는 턱 대체품을 3D프린터로 프린팅할 수 있었다. 재료는 의료용 티타늄이었다.

의료용 단층촬영(CT)장치로 스캔된 이미지로 만들어진 인공턱을 이식받은 바다거북의 머리모습. 사진=B테크이노베이션
의료용 단층촬영(CT)장치로 스캔된 이미지로 만들어진 인공턱을 이식받은 바다거북의 머리모습. 사진=B테크이노베이션

이 회사는 그동안 외상 환자용 대체관절, 그리고 의수나 의족용 대체뼈를 제공하기 위한 기술을 개발해 오고 있었다.

이 바다거북용 대체턱뼈 디자인 팀장인 무라트 에그리는 “우리는 모든 경우 서로 다른 매우 개인화된 의수나 의족을 만든다. 동물을 위한 대체턱을 만드는 일은 우리를 매우 흥분시켰다”고 말했다.

인공턱뼈 이식 수술을 한 동물수술전문외과의사 에나스 알터그 교수는 ":바다거북은 수술한 지 18일 만에 잘 회복됐고 건강한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이들은 다음 번 단계는 거북에게 자신의 턱 사용법을 가르치고, 과거처럼 혼자서 먹이를 잡아 먹는 일에 익숙해지도록 하는 것이다.

전자신문인터넷 이재구국제과학전문기자 jk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