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중국 지고 인도 뜬다…글로벌 IT기업들 몰려들어

[이슈분석]중국 지고 인도 뜬다…글로벌 IT기업들 몰려들어

글로벌 IT기업이 인도로 달려가고 있다. 세계 공장으로 불리는 중국 성장세가 꺾이면서다. IT업체뿐 아니다. 항공·자동차산업계 시선도 인도 시장을 주목한다.

중국과 인도는 신흥 시장 중에서도 주목을 받아왔다. 1세기 세계 경제를 주도해 나갈 두 나라라는 의미로 ‘중국(China)’과 ‘인도(India)’를 한데 묶어 ‘친디아(Chindia)’라는 합성어까지 등장했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두 국가 명암은 엇갈렸다. 중국 경제는 2012년과 2013년 연속으로 전년 대비 7.7% 커졌다. 반면에 인도 경제성장률은 2012년 4.7%, 5.0%를 각각 기록하는 데 그쳤다.

[이슈분석]중국 지고 인도 뜬다…글로벌 IT기업들 몰려들어

하지만 최근 상황이 뒤집어졌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인도가 중국을 추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과 인도 국내총생산(GDP)은 각각 6.8%, 7.5%로 전망됐다. 성장률이 역전되는 것은 16년 만이다.

인도로 진출하는 기업이 기대를 거는 대표적 품목은 스마트폰이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중국 스마트폰 보급률은 90%를 상회했지만 인도 스마트폰 보급률은 지난해 4분기 35%에 불과했다. 삼성전자와 애플뿐 아니라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까지 인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혈안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삼성전자는 자체 개발한 운용체계(OS) ‘타이젠’을 탑재한 첫 타이젠폰을 인도 시장에 먼저 내놨다. 최근 방한한 나렌드라 모디 총리를 수뇌부가 직접 만나기도 했다. 애플은 올해 인도에서 아이폰 판매량을 지난해보다 세 배 많은 300만대로 늘릴 계획을 세웠다. 현지 유통점 500여곳도 구축 중이다.

샤오미를 필두로 인도 시장에 진입한 중국 스마트폰 업계는 저가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프리미엄 시장이 아닌 인도 현지 스마트폰 제조사 마이크로맥스를 대체하겠다는 목표다. 이렇게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 있는 업체만 무려 150여개사에 달한다.

인도 전자상거래 업계도 ‘핫’한 투자처로 부상하고 있다. 이 시장은 토종 기업인 플립카트(Filpkart), 스냅딜과 미국 아마존 등 3개사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스냅딜은 작년 말 일본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6억2700만달러(약6865억원)를 투자했다. 스냅딜은 최근 알리바바를 통해 추가 투자를 유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인도 전자상거래 시장은 작년 35억달러(약 3조8322억원)에서 올해 60억달러(6조5694억원)로 늘어난다. 향후 4년간 매년 50% 이상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현지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도 줄을 잇고 있다. 벤처캐피털 관련 시장 조사 업체 CB인사이트에 따르면 인도 IT분야 스타트업을 상대로 한 지난 1분기 벤처 투자 거래건수는 최근 9분기 중 가장 많았다. 거래 규모는 3분기 연속 10억달러(1조939억원)를 넘어섰다.

IT뿐만 아니다. 유수 글로벌 기업도 인도에 진출하고 있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 친기업 정책에 힘입어 이 시장에서 미래를 찾고 있다. 모디 나렌드라 총리는 자국 GDP 중 제조업 비중을 25%로 늘릴 계획을 수립했다. 자동차·항공·건설·화학·IT 등 25개 핵심 분야에서 외국 기업을 잇따라 유치하고 있다. 법인세도 향후 5년간 현행 30%에서 25%로 낮추고 일부 분야에 대한 외국인직접투자(FDI) 한도는 100%까지 높이고 절차도 대폭 간소화했다.

최근 유럽 최대 항공기 업체 에어버스(Airbus)는 인도 외주생산 규모를 현 4억달러(약 4377억원)에서 5년 내 50억달러(5조4715억원)로 증액키로 결정했다. 인도 현지에 자체 생산 공장을 세우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 또한 잇따라 모디 총리 구애작전에 화답하고 있다. 폴크스바겐은 인도를 자동차 생산 허브로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현지 생산효율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만 150억루피(2580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국내 현대자동차도 인도에 3공장을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대자동차는 인도 시장에 진출한 뒤 총 30억달러(3조2829억원) 이상 투자를 단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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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연기자 pill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