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에너지저장장치(ESS)시장에서 핵심 부품인 배터리는 리튬계가 주도할 것이라는 시장전문가 전망이 나왔다. ESS 활용이 다양화됨에 따라 리튬계 배터리 역시 다양화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기조연설에 나선 파이살 엘 아주지(Faisal El Azzouzi) 선에디슨(SunEdison) 태양광·ESS 분야 총괄 디렉터는 “ESS가 주파수조정용(FR)·신재생에너지 연계뿐 아니라 가정과 분산형 모델로 세분화됨에 따라 리튬계 배터리 다양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성능이나 경제성 이유로 주목받는 플라이휠이나 레독스플로 등 차세대 배터리보다는 리튬계 배터리가 당분간 경쟁력 우위에 설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 기업이 글로벌 배터리 시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리튬계 중 리튬망간옥사이드(LMO)만 집중함에 따라 리튬인산철(LFP)·리튬티타늄화합물(LTO) 배터리를 필요로 하는 시장을 놓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아주지 디렉터는 “글로벌 에너지기업 G사가 최근 나트륨니켈염화전지(NaNiCl)를 개발해 주목을 받았지만 정작 사업에는 리튬이온 배터리를 구매해 활용하고 있다”며 “북미 ESS 시장은 LG화학·삼성SDI 배터리뿐 아니라 도시바·코캄 LTO나 중국 BYD LFP배터리를 활용한 ESS 수주 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ESS 시스템이 초기 FR용이나 단순 전력피크용에서 수요·공급 효율에 맞춰 전력품질을 높이거나 풍력·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 환경에 적합한 유연한 충·방전 애플리케이션 형태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선에디슨은 최근 북미 ESS 업체를 인수하고 사업 보폭을 넓혔다.
태양광·풍력발전소와 ESS를 구축하는 기존 사업에서 분산전원에 유리한 ‘태양광+ESS’ 독립형 토털솔루션을 앞세운 가정·상업용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단품 가격경쟁으론 승산이 없는 중국시장에는 발전소에 투자해 발전·운영 효율을 높인 방식의 전력재판매 사업을 진행 중이다. 최근 ‘태양광+ESS’ 융합 모델로 인도 가정용 시장에도 진출했다.
아주지 디렉터는 한국기업이 해외 수요를 더 잡기 위해선 ‘성능보장’과 ‘자금조달력’을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ESS 사업은 장기 투자형 사업인 만큼 안전성 등 제품 성능 보장은 물론이고 직간접적 자금력이 받쳐줘야 한다고 말했다.
아주지 디렉터는 “ESS 애플리케이션과 고객환경이 다양해지고 있는 만큼 성능보장과 자금력이 기본이다”고 말했다.
선에디슨은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총 1기가와트(GW) 규모 태양광·풍력 구축 실적을 확보한 북미 2위 업체로 현재까지 25메가와트(MWh) 규모 ESS를 구축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