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사이 배달음식을 주문하는 트렌드가 달라지고 있다. 전통적인 전화주문에서 탈피해 메뉴를 선택하고 결제한 뒤에 음식을 기다리는 배달음식의 커머스화다.
이런 변화를 주도한 배달어플들도 다양한 할인과 편리하고 안전한 서비스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결제가 전화주문보다 편리함을 알리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런 일은 불과 몇 년전만 해도 상상하기 힘든 일이었다. 배달음식점들은 전화번호 금쪽 같은 권리금으로 여겨 쉽게 포기할 수 없었지만 IT발전이 산업 지도를 변형시키고 있어 가히 놀랍다.
그렇다면 배달어플은 앞으로 어떻게 진화할까? 며칠 전 페이스북에서 ‘모든 산업의 우버화’라는 페친의 글을 본적이 있다. 그 글을 인용하면 “택시를 대체한 운송서비스였던 우버가 음식배달, 택배 영역까지 넓혀가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법적인 형평문제로 서비스를 제대로 못했지만 IT의 본고장 미국에서는 분명 큰 성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모든 산업의 우버화’를 바탕으로 배달어플의 진화를 예상하면 음식점에서 배달원을 고용하거나 일당을 주고 배달시키는 관행이 빠르게 바뀔 수도 있다.
음식 배달원 한 명의 한달 평균 인건비가 200~300만원이라고 한다. 거기에 오토바이와 관련 보험까지 부가비용이 만만치 않다. 음식의 특성상 점심, 저녁, 주말, 공휴일 등 붐비는 시간이 정해져 있다는 가정에서 출발해 보면, 고정 배달원 외에 특정 시간대에만 이용하는 배달원을 쓰면 업주 입장에서는 큰 이익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어느 동네에 사는 철수 아빠의 취미가 자전거 타기라면 동네지리는 물론 사정에도 훤할 것이다. 그래서 철수 아빠는 자전거를 타면서 커피값이라도 벌 요량으로 배달 알바를 시작했다.
그러면 자전거 배달이 어떻게 가능할까? 방법은 간단하다. 철수 아빠는 배달통 어플을 설치하고 주변의 배달 알바가 필요한 업체를 물색하고 적절한 배달시간과 금액을 확인하고 알바를 시작하면 된다.
동네에서 주로 배달하기 때문에 오토바이보다는 좀 느려도 음식이 식거나 소비자가 느림을 실감할 수준은 아니다. 운동 겸 소일거리를 찾던 철수 아빠는 주말에 몇 시간 알바를 통해 짭짤한 용돈을 버는 셈이다.
그렇다면 이런 배달 알바를 고용하는 업주들은 어떨까? 보통 일당을 주고 배달 대행을 시키면3000~4000원 정도의 비용이 발생하지만 철수 아빠 같은 사람이 많아지면 일당이 싼 배달원들이 많아져 배달이 몰리는 시간엔 금전적, 시간적으로 큰 이익을 보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런 내용은 창작에 가까운 가정이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언제까지 배달음식을 스쿠터로만 배달할 것인가?
자전거로, 퀵서비스용 오토바이로도 할 수 있다. 나아가 먼 거리는 자동차로도 할 수 있다. 택시, 고속버스, 기차로도 가능하다. 어차피 남는게 자리고, 비어있는 게 트렁크라면 배달을 못 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이런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서는 수발주시스템과 같은 인프라 구축, 시간과 배달 수단에 따른 합리적인 가격 책정 배달원에 대한 평판시스템이 잘 갖춰져야 할 것이다.
몇 년 후에 이런 가정들이 현실화된다면 배달음식을 통한 공유경제가 형성되면서 지역에 국한된 배달음식이 지역을 벗어나는 새로운 모습을 볼 수도 있지 않을까?
[ 김태훈 배달통-요기요 의장 ]
- 현 배달통-요기요 의장
- 전 배달통 대표이사
- 전 인터파크 /다음 디앤샵 개발팀장, YES24 서비스기획팀장
- 금융결제원 `O2O구현사례 - 배달음식을 쇼핑하다`(2014), 모바일먼데이 `배달통 모바일커머스 전략`(2014) 외 다수 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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