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는 중소기업 Y사의 배터리라벨 제조 기술자료를 요구·유용한 LG화학에 과징금 5000만원을 부과하고 검찰에 고발한다고 26일 밝혔다.
배터리라벨은 배터리팩 케이스에 붙이는 스티커 형태 서식으로, 제품명·규격·용량·제조연월일 등을 표시한다. LG화학은 2013년 3~10월 수급사업자인 Y사의 특허가 포함된 배터리라벨 제조 기술자료를 23회에 걸쳐 요구했고, 자료를 해외 자회사인 중국 난징법인이 유용했다.
해당 기술은 Y사가 국내 최초 개발한 디지털 인쇄방식 배터리라벨 제조기술이다. 친환경적이고 생산성·수율 등이 다른 제조방식보다 우수하다.
LG화학은 당초 Y사에 난징법인에 라벨 제조시설 설치를 제안하며 기술자료를 요구했다. Y사 중국 진출 협상이 결렬된 후에도 기술자료 요구는 계속됐다. LG화학은 Y사가 제공한 기술자료를 활용해 난징법인에 제조시설을 설치해 2013년 9월부터 배터리라벨을 생산했다. 같은 해 12월부터는 Y사로부터 배터리라벨 구매를 중단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기술자료 요구·유용이 중대한 법 위반이라고 판단해 검찰 고발을 결정했다”며 “특허 침해는 Y사 문제제기에 따라 별도로 다뤄질 사안”이라고 말했다.
공정위는 LG화학이 Y사와 하도급거래 기본구매약정을 맺으며 자사가 최종 기명날인한 계약서를 발급하지 않은 사실을 적발하고 시정명령(경고)을 내렸다. 이와 함께 LG화학이 지난 2012년 8월 수급사업자인 D사의 연성회로기판(F-PCB) 6개 모델 납품단가를 20% 인하하며 시점을 7월로 소급적용한 데 대해 시정명령을 내리고 과징금 3400만원을 부과했다.
공정위는 과징금 부과가 총 5000만원에 머문데 대해 “법 위반 기간이 짧고 관련 하도급대금이 Y사 약 7억원, D사 약 5억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LG화학은 “공식 의결서가 나오면 면밀히 검토해 대책을 마련하겠다”며 “공정한 거래로 협력사와의 동반성장을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