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OTT 서비스를 위한 자체 CDN 구축하자

[ET단상]OTT 서비스를 위한 자체 CDN 구축하자

한국전파진흥협회 강철희 상근부회장(chkang@rapa.or.kr)

넷플릭스, 아마존 등 미국 주요 OTT 사업자가 국내 진출을 위해 물밑 작업이 한창이라는 뉴스를 심심치 않게 접하고 있다. 주지하듯이, OTT 서비스란 일반 인터넷으로 망사업자 개입 없이 주문형 비디오(VoD) 서비스를 이용자에게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VoD와 생방송까지도 가능하도록 망사업자의 전용 인터넷으로 제공되는 IP TV와 달리, 특별한 가입절차 없이 일반 인터넷만 연결되면, 스마트폰을 포함한 다양한 터미널에서 콘텐츠를 받아볼 수 있다는 점에서 각광을 받고 있다.

OTT 서비스는 일반 인터넷 트래픽이 원활히 소통될 때는 문제가 없으나, 트래픽이 많아지면 이용자 쪽 재생 품질을 보장받을 수 없는 것이 단점으로 꼽힌다. 지난해부터 넷플릭스는 이 문제의 해결책을 세워 시행하고 있다. 서버에서 출발한 비디오 스트림은 코어네트워크(시외 전화망에 해당)를 거쳐 에지네트워크(시내전화망)에 와서 이용자에게 분배된다. 트래픽은 코어에 몰려서 내려가다가 에지에서 나뉘게 되므로, 에지에서는 통상 트래픽 몰림 현상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이 점에 착안해 넷플릭스는 에지네트워크에 자기 서버에 연결되는 자체망(CDN)의 입출력시스템(넷플릭스 캐시)을 두고 있다. 다시 말해서 코어에 해당하는 부분은 자신이 구축한 전용망을 타게 해 트래픽 몰림 문제를 해결하고, 이용자에게 연결해 주는 액세스 망만 망사업자에게서 빌린다는 개념이다.

트래픽 몰림 문제를 해결하고자 전용인터넷을 구축해 IPTV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의 이점이 생방송 시청 외에는 없어지는 셈이 된다. 더욱 큰 문제는 넷플릭스가 망사업자(우리는 통신 3개 사업자)에 캐시 장치를 설치할 장소와 전력 제공을 요청할 것이라는 점이다. 방대한 VoD 콘텐츠를 무기로 넷플릭스가 요청해 올 때, IPTV라는 경쟁 서비스를 하고 있는 망사업자가 거절할 수 있을까. 망 중립성이 역전돼 콘텐츠 중립성이 회자되는 국면 전환이 다가 오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내 OTT 사업자는 어떨까. UHD 콘텐츠 제공을 시작했거나 준비 중이라는 소식은 들리지만, 트래픽 소통 원활을 위한 움직임은 아직 없는 것으로 보인다. 넷플릭스가 상륙해 잘 갖추어 놓은 콘텐츠와 트래픽 막힘 없는 자체 CDN으로 질 좋은 비디오 서비스를 할 때, 경쟁을 할 수 있을까.

시급히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국내 OTT사업자가 연합해 자체 CDN을 구축하는 것이다. 관련 기업이 출자해 SPC 형태의 CDN사업 추진체를 만들고 관련 기술은 출연연구소가 맡고 정부는 세제 혜택, 제도 정비 등 지원을 한다. 당연히 이용자를 연결해주는 에지네트워크 소유 통신 3사도 참여해야 한다. IPTV와 이해관계가 상충되지만 넷플릭스에 에지를 제공하는 이상 거부할 수 없을 것이다.

창조경제에서 한류 콘텐츠 개발과 세계로의 확산은 핵심 사안이다. 미래부는 OTT서비스로 우선 동남아시아에 한류를 확산하고자 콘텐츠코리아플랫폼(CKP)이라는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당연히 동남아시아 국가에서도 OTT 전용 CDN은 필요할 것이고, 앞서 말한 국내에서 성공한 서비스 시스템이 훌륭히 그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 이것이 자체 CDN구축이 시급히 필요한 이유다.

etnews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