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드론 업계 두 강자가 업계를 지원하는 펀드를 동시에 내놨다. 민간용 드론 시장이 무르익기 전 업계 생태계를 선제적으로 주도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미국 드론 운용체계(OS) 업체 에어웨어(Airware)와 중국 드론 제작 업체 DJI가 각각 민간 드론 산업을 육성하는 기금을 조성한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8일 보도했다.
에어웨어가 발표한 펀드는 ‘상업용 드론 펀드’다. 총 4000만달러(약 443억원)규모다. 향후 2~3년간 센서, 소프트웨어, 클라우드 기반 데이터분석, 서비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결합한 솔루션 등 드론 관련 5개 영역 스타트업에 지원한다.
한 업체당 최소 25만달러(약 3억원)에서 최대 100만달러(약 11억원)를 투자받을 수 있다. 첫 투자처는 프랑스 데이터 분석 서비스 업체 레드버드와 영국 오일·가스용 드론 업체 스카이퓨처스로 정해졌다.
조나단 다우니 에어웨어 창업자 겸 CEO는 “민간 드론 시장이 급속 성장하고 있어 업계 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며 “이 기금은 드론 업계에 떠오르는 스타트업을 발굴하는 데 쓰일 것”이라고 밝혔다.
DJI는 유명 벤처캐피탈 악셀파트너스와 공동으로 스카이펀드를 만들었다. 전체 규모는 7500만달러(약 831억원)로, 현재 양사가 각각 1000만달러(약 111억원)를 모은 상태다. 신생 드론 스타트업에 초기 자본금이나 첫 번째 투자할 때 최소 25만달러(약 3억원) 이상을 지원한다. 매핑(mapping), 이미지 등 애플리케이션이나 컴퓨터 비전 등을 결합한 새로운 종류의 드론 개발에 투자할 계획이다.
투자받은 업체는 드롭캠 창업자 그렉 더프나 샘 레진 전임 페이스북 상품개발책임자, 제프 서버트 트위터 플랫폼 개발 담당 이사 등 업계 전문가 등에게 조언을 받을 수 있다. 스카이펀드로부터 추가 투자도 받을 수 있다.
사미어 간디 악셀파트너스 파트너는 “DJI 제품을 쓸 경우 DJI의 강력한 기술력과 마케팅을 활용할 수 있다”며 “하지만 이번 기금의 진짜 목표는 드론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외신은 세계 드론 업계 두 강자가 민간용 드론 시장이 본격화하기 전 생태계 주도권을 먼저 장악하기 위해 직접 투자에 나선 것이라고 해석했다. 양사 목표는 생태계의 기반인 드론 플랫폼 업체로 자리잡는 것이다.
에어웨어는 최근 기업용 민간 드론 OS ‘에어리얼인포메이션플랫폼’을 업계 처음으로 출시해 화제가 됐다. DJI는 세계 최대 드론 생산업체로, 민간용 드론 ‘팬텀(Phantom)’ 시리즈로 잘 알려져 있다. 기업가치가 80억달러(8조8664억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최근 OS를 결합한 드론 플랫폼을 제공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테크크런치는 “애플이나 페이스북 등 플랫폼 강자들처럼 드론업계 거물이 생태계 기초가 되기 위해 나섰다”라며 “스타트업을 각자 육성해 자신의 위치를 공고히 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주연기자 pillar@etnews.com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세계 드론시장 전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