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순탁 영화·음악 평론가는 최근 KT IPTV 서비스 ‘올레tv’에서 주문형비디오(VoD) 큐레이터(Curator)로 활약하고 있다. 매주 올레tv ‘국내 최초 개봉관’ 코너에서 시청자가 볼 만한 영화 VoD 세편을 추천하는 VoD 큐레이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아직 국내에 상영되지 않은 미개봉 영화 VoD를 소개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배 평론가는 그동안 MBC ‘배철수의 음악캠프’ 음악작가로, KBS ‘영화가 좋다’ 진행자로 이름을 알렸다. 다소 생소한 직업인 VoD 큐레이터를 새로운 일거리로 선택한 이유를 물었다.
그는 “누구보다 먼저 미개봉 영화를 볼 수 있어 재미있을 것 같았다”며 “시청자 입장에서 쉽고 친근하게 VoD를 소개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배 평론가가 VoD 큐레이터로 합류한 이후 올레tv의 월간 영화 VoD 판매량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전문 영화 프로그램 진행자보다 다소 어색한 말투로 영화 VoD를 소개하는 그만의 ‘평범한’ 진행방식이 인기를 끈 덕분이다.
그는 자신이 소개할 세 편의 영화를 사전에 모두 시청한다. 아직 국내 미개봉작인 것을 감안해 전체 줄거리를 파악하고 시청자가 흥미를 느낄만한 장면을 찾는다. 어색한 진행 속에서도 지산이 소개하는 영화 VoD를 날카롭게 분석하고 평가한다. 시쳇말로 ‘전문가 인 듯 전문가 아닌 전문가 같은’ VoD 큐레이터다.
배 평론가는 “유명 개그맨·배우와 비교해 얼굴이 잘 알려지지 않은 진행자의 어색함이 오히려 시청자 관심을 끌고 있는 것 같다”며 “VoD 큐레이터 프로그램을 보는 시청자 수가 예상을 크게 웃돌아 매주 꼼꼼히 방송 진행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 평론가는 앞으로 유료방송 VoD가 극장·실시간TV와 더불어 영화·드라마 콘텐츠를 소비하는 핵심 플랫폼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했다.
1인 가구 수 증가에 따라 극장을 찾기 어려운 20~30대 젊은 층을 중심으로 VoD 수요가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집 안에서 리모컨 하나로 콘텐츠를 골라 편하게 시청할 수 있는 ‘린백(Lean-Back)’을 VoD가 지닌 최대 강점으로 꼽았다.
그는 VoD 서비스가 국내외 영화 시장을 활성화하는데 일조할 것으로 기대했다. 시청 시간에 구애 받지 않는 VoD 특성상 영화 VoD 풀(Pool)이 확대되면 그만큼 잠재적 시청 수요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배 평론가는 “시청률이 매출에 영향을 미치는 실시간 방송은 콘텐츠 소재를 다양화하는 모험을 하기 어렵다”며 “큐레이션 방송 등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접목할 수 있는 VoD 영향력이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