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스티브 잡스,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 그리고 페이스북 마크 저커버그.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억만장자? 글로벌 IT기업 경영자? 모두 맞는 말이다.
그러나 나는 그들을 대학 졸업장보다 벤처 창업의 꿈을 더 소중이 여긴 기업가(Entrepreneur)라고 호칭하고 싶다. 리드대학을 한 학기 만에 중퇴한 스티브 잡스는 물론이고, 빌 게이츠나 마크 저커버그도 명문 하버드대학을 미련 없이 뛰쳐나왔다. 벤처 창업 길로 뛰어든 기업가다.
오늘날 우리나라 젊은이를 뒤돌아보자. 힘들게 대학에 들어간 학생들은 입학 다음날부터 스펙 쌓기에 바쁘다. 어학연수에 각종 자격증 취득에…. 그리고 대기업이나 공기업, 혹은 공무원 채용 시험에 목을 맨다.
그러나 안정된 직장에 취업하기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기술혁신이 가속화하면서 ICT와 기계가 사람들의 일자리를 빼앗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은 점점 고용 없는 성장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는 많은 선진국에서도 볼 수 있는 현상이다. 그런데 미국을 보라. 제조업 붕괴로 몰락 위기에 있다던 미국 경제가 오늘날 다시 살아나고 있다. 미국 경제가 활력을 다시 찾은 것은 세일가스 혁명 등 이유도 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젊은이가 과감히 창업에 도전하고, 사회는 그들을 용인하고 다시 도전하도록 지원해주고, 벤처캐피털 활성화와 실리콘밸리와 같은 신기술 벤처 클러스터 형성 등 창업을 지원하는 생태계가 잘 조성돼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도 대기업 고용은 줄고 있다고 한다. 그럼에도 이러한 창업기업이 끊임없이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기 때문에 경제가 활력을 찾고 있는 것이다. 미국에는 세계적인 대기업도 많지만 전 국민 4분의 1을 고용하고 있고 지난 20년간 창출한 일자리 64%를 제공한 것은 바로 벤처나 창업기업 등을 포함한 중소기업이다.
오늘날 세계 ICT 업계를 호령하는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페이스북 등도 이러한 기업가 정신을 바탕으로 탄생한 혁신기업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많은 청년 기업가가 제2의 구글과 애플을 꿈꾸며 실험실이나 차고에서 밤을 잊은 채 신기술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일본을 보자. 명문대학을 나와 안정된 직장, 평생직장을 최고 미덕으로 삼던 일본. 그러한 안주는 일본 사회에서 혁신과 도전, 창조를 사라지게 하고 경제 활력을 잃게 했다. 최근 다소 회복 기미는 보이고 있다고 하지만 20년 장기 경제불황을 겪게 했던 것이다.
벤처업계에서 꽤나 성공한 친구를 만나서 물었다. “너 아이들에게 뭐 시킬래?” 친구 대답은 주저가 없었다. “창업시켜야지. 한두 번 실패하더라도 격려하고 지원할 거야. 열심히 한다면 세 번째까지 실패하기는 쉽지 않거든.”
일본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라도 우리 젊은이가 눈을 돌려야 할 곳은 창업이다. 우리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주고 더 많은 고용을 창출해 줄 분야는 벤처기업이다. 우리 기성세대도 청년들에게 안정된 직장을 찾는 노력을 계속하기보다는 과감하게 도전하고 창업하라고 권고하고 격려해야 한다.
실패는 더 큰 성공을 위한 필요 과정으로 인정하는 분위기를 조성해 주고 다시 도전할 용기를 북돋아주어야 한다. 정책당국이 각종 제도적 지원과 생태계 조성에 힘을 아끼지 말아야 함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김연학 서강대학교 기술경영전문대학원 초빙교수/ 전 KTH 대표(smart6606@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