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3사가 광대역 주파수(단방향 20㎒ 폭)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700㎒ 향방이 안개 속인데다 정부가 광대역 주파수 후보로 거론되던 2.6㎓를 제4 이동통신에 열어줬기 때문이다. 자칫 1개 광대역 주파수(2.1㎓)를 놓고 이통 3사가 혈전을 벌여야 하는 상황이다.
31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제4 이통 정책 지원방안 발표 후 이통 3사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제4 이통사업자가 2.5㎓(LTE-TDD, 40㎒ 폭)뿐만 아니라 2.6㎓(LTE-FDD, 40㎒ 폭)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기술 방식을 자유롭게 선택하도록 해 신규 사업자의 진입 장벽을 낮췄다.
당초 올해 연말로 예상됐던 주파수 경매에서 광대역 주파수로 거론되던 대역은 700㎒, 2.1㎓, 2.6㎓다. 지난해 국가재난안전통신망(재난망) 이슈가 불거지면서 상황이 급변하기 시작했다. 정부가 700㎒ 중 20㎒를 재난망에 분배하면서 이전부터 이어오던 방송·통신 간 공방이 심화됐다.
미래부는 700㎒ 중 40㎒를 이동통신용으로, 지상파 초고화질(UHD) 방송에는 4개 채널(24㎒)을 분배하는 고육지책을 내놓았다. 국회는 이를 거절했고 지상파 방송사는 여전히 700㎒ 잔여대역 전체를 UHD 방송에 써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자칫 광대역 주파수는 고사하고 나머지 대역 전체가 방송에 넘어갈 수 있다는 위기감이 번지는 상황이다.
700㎒ 광대역 주파수를 얻지 못하고 제4 이동통신이 2.6㎓를 선택하면 이통 3사에 최악의 상황이 펼쳐진다. 업계는 단말기와 장비 수급 용이성 등을 감안해 제4 이통이 주파수분할 롱텀에벌루션(LTE-FDD) 방식을 쓰는 2.6㎓ 대역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통사 한 주파수 담당 임원은 “700㎒ 정부 분배안에 대해서는 이통사가 가타부타 말하기가 곤란해 최소 40㎒ 폭이라도 확보하길 바라고 있는 상황”이라며 “2.6㎓를 제4 이통이 선택할지는 미지수지만 기존 이통사는 정말로 원하지 않는 그림”이라고 털어놨다.
700㎒와 2.6㎓에서 광대역 주파수를 못 얻으면 결국 2.1㎓를 놓고 이통 3사 간 혈전이 불가피하다. 2.1㎓는 재난망과 제4 이통 이슈가 불거지기 전부터 3사 간 과열양상을 보이던 곳이다.
LG유플러스가 LTE 용으로 20㎒를, SK텔레콤과 KT가 3G용으로 각각 60㎒, 40㎒를 사용한다. SK텔레콤과 KT는 지난해 이 중 20㎒를 LTE 용으로 전환해 3밴드 LTE-A 서비스를 시작했다.
미래부는 2016년 말 SK텔레콤과 KT가 쓰는 총 100㎒를 회수해 최소 60㎒ 폭을 LTE 용으로 재활용할 계획이다. 현재로선 이통 3사 모두에 추가 광대역 확보 가능성이 열려 있다.
업계 관계자는 “데이터 트래픽 급증으로 광대역 주파수는 많이 확보하면 할수록 유리하기 때문에 이통 3사 모두 두 번째 광대역 주파수 확보를 바라고 있다”며 “700㎒ 용도가 정해지고 제4 이통 선정 결과가 나오는 연말이 되면 주파수 향방도 가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광대역 주파수 대역 및 이슈/ 자료:업계종합>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