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안드로이드는 무엇을 꿈꾸는가?

사물인터넷 혁명으로 이어지는 스마트폰 혁명

“불과 몇 년 만에 우리는 모바일 기술이 가져온 엄청난 변화를 겪었습니다. 모바일 혁명 여파를 가늠하려면 안드로이드 확장을 보면 됩니다. 이제 스마트폰을 넘어 웨어러블, 자동차, 거실 등에서 안드로이드를 끊임없이 사용하는 시대가 옵니다.”

구글이 안드로이드M 발표를 계기로 스마트폰을 넘어 웨어러블, 자동차, 거실 등에서 안드로이드를 끊임없이 사용하는 시대를 선언했다. I/O행사장의 래리 페이지 구글 CEO(왼쪽)와 순다 피차이 구글 수석부사장.
구글이 안드로이드M 발표를 계기로 스마트폰을 넘어 웨어러블, 자동차, 거실 등에서 안드로이드를 끊임없이 사용하는 시대를 선언했다. I/O행사장의 래리 페이지 구글 CEO(왼쪽)와 순다 피차이 구글 수석부사장.

순다 피차이 구글 수석 부사장의 메시지는 분명했다. 자사 스마트폰용 OS 안드로이드를 사람들 생활 곳곳에 집어넣겠다는 것이다.

10억명 이상이 사용하는 안드로이드는 구글이 가진 강력한 플랫폼이 된다. 개발과 확장으로 생태계 전반에 영향력을 넓힌다는 것이 구글 전략이다.

◇‘브릴로’…IoT 천하통일을 선언한 안드로이드

구글이 이번 개발자회의에서 발표한 사물인터넷(IoT) ‘브릴로’는 이르면 올해 3분기 개발자가 사용할 수 있다. 구글은 브릴로와 함께 기기 간 통신 규격인 ‘위브’를 발표했다.

스마트폰으로 냉장고, TV, 전등 등 가정 내 모든 사물을 제어하는 것이 핵심이다. 사물에 브릴로를 얹고 위브로 스마트폰과 통신한다.

안드로이드와 브릴로 결합은 IoT 확장에 기폭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피차이 부사장은 “(지금까지 IoT는) 제조업체 간 상호작용이 원활하지 않고 SW 프로그래머는 각각 다른 환경을 가진 기기를 대상으로 개발을 해야 했다”며 “브릴로의 가장 큰 특징은 (일관된) 단일 생태계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미 충분한 사용자 경험을 확보한 안드로이드를 기반으로 브릴로와 위브를 추가해 가전 조작부터 집 안 경비까지 안드로이드를 확장하겠다는 것이다.

구글이 만드는 IoT 생태계는 안드로이드 발전과 더불어 인공지능(AI)까지 품안에 넣을 것으로 보인다.

구글은 이번 발표에서 개선된 ‘구글 나우’를 선보였다. 음악을 듣다가 예명을 쓰는 가수 이름을 음성으로 물으면 안드로이드가 답을 찾아내는 ‘나우 온 탭’이 대표적이다.

구글은 이 같은 개선을 바탕으로 사용자 의도를 파악하는 데까지 도전한다. 예를 들어 교통량을 계산해 떠나야 할 시간을 알려주기도 하고 항공편 예약을 돕는다.

인간이 필요한 부분을 묻기 전에 알아내고 이를 분석해 답을 제공하는 과정이 한층 발전한 것이다. 안드로이드 AI가 발전할수록 이를 IoT에 활용하려는 시도 역시 풍부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개방을 통한 생태계 포섭

구글은 이번 발표에서 다시 한 번 개방을 강조했다. 고화질 사진과 영상을 무제한으로 저장해 관리하는 ‘구글 포토스’는 애플 기기 사용자도 쓸 수 있다.

1600만 화소 사진이나 1080HD 영상 등을 자유롭게 올리는 것이 가능하다. 카메라가 달린 휴대폰이 보편화된 시대에 데이터 제어에 강력한 자신감을 보인 것이다.

고프로와 협력해 가상현실(VR) 콘텐츠 제작에 나선다. 고프로 16대를 붙인 ‘고프로 어레이’로 영상을 촬영해 VR 콘텐츠를 손쉽게 만드는 ‘점프’ 프로젝트가 바로 그것이다.

구글은 이르면 하반기부터 유튜브 제작자를 대상으로 고프로 어레이를 보급한다. 보급형 VR기기인 카드보드 역시 다양한 스마트폰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크기를 확장했다. 영상제작부터 감상까지 구글이 거의 모든 과정에 개입하는 셈이다.

안드로이드 페이는 기존 구글월렛과 차별화해 시작부터 금융사와 손잡고 출시한다. 비자, 마스터카드, 아메리칸익스프레스, 뱅크오브아메리카, 시티은행 등 약 13개 카드사와 은행이 안드로이드 페이와 함께한다.

사용처도 처음부터 대규모로 확보했다. AT&T, 버라이즌, T모바일 3대 통신회사를 우군으로 끌어들였고 베스트바이, 코카콜라, 맥도널드 등 이미 70만개 이상 가맹점에서 쓸 수 있다.

◇오프라인에도 인터넷을 집어넣는다

구글의 주요 관심사 중 하나는 ‘인터넷이 안 되는 곳’이다.

이번 개발자회의에서도 아직 인터넷 인프라가 충분치 못한 곳을 고려한 서비스를 내놓았다. 오프라인 상황에서도 구글 지도로 검색을 하거나 길을 찾을 수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인도네시아, 필리핀, 베트남 등에서 유튜브 오프라인 기능을 이용하면 데이터 소모량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인도 등 13개 국가에서는 인터넷 검색 시 핵심결과만 보여주는 기술을 적용했다.

하늘에 대형 기구를 띄워 무선 인터넷을 환경을 제공하는 프로젝트 룬은 현재 100일 동안 하늘에 떠 있을 수 있고 500m 범위에 10Mbps 속도로 인터넷을 제공하는 수준으로 발전했다. 피차이 부사장은 “현지 통신사와 협력해 룬 보급을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모든 개발자가 혁신에 참여하도록 플랫폼을 제공하고 누구든, 어떤 기기를 사용하든, 어디에 살든 관계 없이 인터넷 무한한 잠재력을 마음껏 활용하도록 도울 것”이라며 “이것이 바로 모바일 혁명”이라고 강조했다.

샌프란시스코(미국)=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