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결합을 의미하는 O2O가 등장하면서 핀테크에 대한 관심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민간소비 규모는 약 700조원에 달하는데 이중 온라인 거래규모는 약 60조원에 불과하다. 여전히 640조원은 오프라인 매장에서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O2O 시장 규모는 향후 산업 전반에 O2O 서비스가 확대되고 핀테크 기반 기술이 발전하면서 약 300조원에 달하는 전체 상거래 시장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인터넷 쇼핑이 컴퓨터 밖으로 나와 스마트폰으로 들어오고 있다. 길거리 매장 안이나 매장근처에서 `상품 검색→주문/예약 → 결제`까지 스마트폰으로 처리하고, `소비`만 오프라인에서 할 수 있다. 이제 스마트폰 어플 하나면 이 모든 것이 해결된다. 다양한 오프라인 영역을 온라인으로 확장한다는 점에서 O2O는 무한한 성장 가능성을 갖고 있다. 스마트폰의 보급과 함께 사회의 전(全)영역이 모바일화되면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구분이 무의미한 시대가 다가 왔다. O2O는 오프라인 마케팅과 온라인 네트워크를 결합한 서비스를 말한다. 판매자들은 온라인을 통해 마케팅 활동을 할 수 있고, 소비자들은 오프라인에서 이용했던 상품 및 서비스를 온라인을 통해 그대로 제공받을 수 있는 것이다.
이제 더이상 핀테크를 인터넷은행 설립이나 P2P 대출 등 금융서비스 초점을 맞추지 말아야 한다. 그보다 훨씬 거대한 O2O 시장이 새롭게 열리고 있다. 300조원에 이르는 국내 O2O 시장은 핀테크를 통하여 완성될 수 있다. 아직 대부분의 정책이나 행정을 담당하는 곳에서는 핀테크를 신기술 금융서비스에 국한하여 바라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핀테크는 O2O 시장을 만개시킬 날개이고 오프라인과 모바일이 결합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중요한 인프라이다.
중국의 중국연쇄경영협회와 딜로이트가 공동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유통업 100개 업체 매출이 전체 소매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9년 10.8%에서 지난해 8.7%로 2.1% 하락했다. 반면 온라인 쇼핑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2년보다 1.6% 포인트 증가한 7.9%로 늘었다. 중국 요식업의 O2O이용자는 2014년 약 1억4천만 명이고 2015년에는 약 2억2천만 명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같은 성장 속도를 감안할 때 오는 2015년 중국 O2O 시장은 최대 4188억5000만 위안(약 71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중국을 비롯한 미국, 일본 등 해외 여러 나라에서도 O2O 서비스는 급격하게 확산되고 있으며 사업 개발 및 확장을 위한 투자도 활발하다. 중국의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는 모바일 메신저 라이왕을 인수하며 시장에 진출했고 6억 9,200만 달러를 투자해 중국 내 고급 백화점인 인타임리테일 지분 26%를 확보했다. 또한 콜택시 앱 서비스 업체인 콰이디다처에도 1,600만 달러를 투자했다. 텐센트는 2억달러를 투자하여 중국 대표 맛집 검색 서비스인 디안핑의 지분을 확보하며 시장에 뛰어 들었고 콜택시 앱 서비스업체인 디디다처에도 약 2,500만 달러를 투자했다. 디안핑 투자를 통해 향후 모바일 메신저인 위챗과 연계, 상품을 판매하고 쿠폰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강화하여 오프라인 사업까지 영역을 확장하겠다는 계획이다. 미국에서는 구글, 아마존, 애플, 페이팔, 스퀘어 등이 O2O 관련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음식배달분야 : 배달의민족(우아한형제들)·요기요(알지피코리아), 유통분야 : 스마트픽(롯데백화점), 맛집분야 : 식신핫플레이스(씨온), 운송분야 : 카카오택시(다음카카오)·티맵택시(SKT), 커머스분야 : 시럽(SK플래닛)·샵윈도(네이버), 부동산분야 : 직방(채널브리즈) 등 다양한 산업분야에서 핀테크가 결합된 O2O서비스가 잇달아 출시되면서 시장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하지만 O2O서비스를 활성화 하기 위해서는 풀어야 할 과제도 많다. 수많은 사업자의 참여로 인해 쇼핑몰 인근을 지나거나 쇼핑몰에 들어갔을 때 소비자는 자신이 원하지 않는 스팸성 정보나 혜택을 수신 받을 수 있으며, 이는 고객이 단말기에서 해당 기능을 비활성화하는 저항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따라서 소비자에게 꼭 필요한 정보만 제공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법적인 규제와 정책 이슈도 넘어야 할 산이다. 우버의 경우 법적인 기준 없이 불법영업 논란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이다. 타 분야에서도 제2, 제3의 우버가 출현할 가능성이 높다. 정보기술 사업자들의 치열한 경쟁으로 인해서도 그 비용이 소상공인들에게 전가되어 역효과가 날 수 도 있다. 배달앱의 성공과는 반대로 과도한 수수료로 소상공인의 부담이 가중되며 사회적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O2O 서비스가 이런 다양한 과제를 극복하고 핀테크와 결합하여 오프라인 경제의 뿌리를 튼튼하게 하는 동시에 나아가 자생력을 갖춘 새로운 성장 산업으로 발전하는 것을 기대해 본다.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필자소개/안병익
국내 위치기반 및 소셜기술의 대표주자다. 한국LBS산업협회 이사, 한국공간정보학회 이사, 한국텔레매틱스협회 이사를 역임했다. 연세대 컴퓨터과학 박사로 KT 연구원으로 재직하다가 1998년 사내벤처를 시작으로 2000년 포인트아이㈜를 창업해 2009년까지 대표이사로 재직했고, 2010년 위치기반SNS 기업 씨온을 창업해 사용자참여형 맛집정보서비스 ‘식신 핫플레이스’를 운영하고 있다. 건국대학교 정보통신대학원 겸임교수로도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