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HP 등을 키워낸 실리콘밸리 성공비결은 스탠퍼드, 버클리 같은 대학과 끈끈한 산학협력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GIST가 지난 20년간 쌓아온 연구역량과 한전 기술력을 더해 오는 2020년까지 벤처기업 500개를 광주전남에 유치할 계획입니다.”
지난달 말 취임한 김기선 GIST 에너지밸리기술원 추진단장의 미션이다. 세계적인 전력산업 특화 클러스터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실리콘밸리처럼 기술력을 갖춘 벤처기업을 키워 지역경제 활성화와 대한민국 미래 먹을거리를 만들 계획이다.
GIST는 지난해 나주로 옮긴 한전과 공동 R&D팀을 구성했다. 소통과 상생협력을 강조하고 있다. 오는 8월에는 한전 R&D인력 4명이 GIST에 파견돼 힘을 보탠다. 에너지밸리는 일본 도요타시나 미국 실리콘밸리처럼 빛가람 혁신도시를 중심으로 광주·전남권 관련 산업과 연계, 지역 공동발전 시너지를 창출하는 ‘전력산업 혁신구역’을 말한다. 지역 주력산업인 자동차와 스마트가전, 광산업 간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김 단장은 에너지밸리기술원 핵심사업을 정보통신기술(ICT)과 에너지 접목에서 찾고 있다. 과거에는 단순히 전력을 생산·판매하는 1차원적인 방식이었다면 앞으로는 스마트그리드, 유틸리티통합서비스, 해수담수화, 퍼블릭서비스까지 영역을 무한 확장할 것으로 봤다.
“보성파워텍 등 11개 기업이 나주로 이전하면서 스마트에너지시티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당장 올 하반기부터 40억원 규모 대형프로젝트를 발굴해 최첨단 ICT 전력시스템을 개발할 계획입니다.”
김 단장은 산업기획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100년 후를 내다보는 안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다음달 한전, 광주시, 전자부품연구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지역대학 등과 과제발굴 TF를 구성한다. 에너지밸리 ‘싱크탱크’ 구축을 위해 수시로 만나 참신한 아이디어와 우수과제를 발굴할 계획이다.
나주혁신도시와 진곡산단을 잇는 도로가 관통되면 이동거리가 이웃동네처럼 15분 권으로 들어온다.
김 단장은 “투자유치를 위해 대기업과 스킨십을 늘려나가는 한편 육성자금 펀드와 기술금융지원시스템 등 중소기업 동반성장시스템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민간기업과 함께 실시간 에너지정보, 원격 가전제어 등 신기술을 적용한 미래형 에너지생활 주택과 전기 자동차, 충전 인프라를 활용한 이동 시스템도 구축할 예정입니다.”
김 단장은 “실리콘밸리 성공배경은 전 세계에서 몰려드는 유능한 엔지니어와 벤처창업가, 자본투자자, 교육연구기관 등 혁신에 가치를 두고 위험을 감수하는 창업 분위기가 형성됐기 때문”이라며 “한전과 GIST, 광주시, 중소기업과 소통채널을 강화하고 맞춤형 창업지원프로그램을 통해 벤처창업활성화에 기여 하겠다”고 덧붙였다.
광주=서인주기자 si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