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스노든 딜레마’에 빠졌다. 통신기록 수집을 허용하는 근거인 애국법(Patriot Act) 효력이 만료되고 대체법안 합의에 실패하며 정보기관 활동에 제약이 발생했다.
로이터 등 외신은 미국 상원의원이 1일 0시(현지시각)를 기점으로 효력이 만료되는 애국법 215조를 대체할 법안 합의에 실패했다고 전했다. 미국 정보기관은 앞으로 통신기록을 수집할 수 없게 됐다. 미국 애국법 215조는 과거 에드워드 스노든이 폭로한 미 국가안보국(NSA) 통신기록 수집 근거가 되던 법률이다.
미국 민주당은 통신기록 수집 문제가 불거지자 애국법을 대체할 법안으로 미국 자유법안을 내놨다. 정보기관이 필요한 통신기록을 통신회사에 요청하고 정보기관은 통신기록을 보존하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자유법안은 미국 하원을 통과해 상원 표결을 거쳤지만 31일까지 합의에 도달하지 못하고 부결됐다. 상원 전체 동의가 필요하지만 미국 공화당은 새로운 자유법안이 미국 정보기관 활동을 위축시켜 국가안보 위협이 된다는 입장으로 애국법 215조 원안을 그대로 연장할 것을 요구했다. 여기에 정보수집 자체를 반대하는 랜드 폴 상원의원 등 의견이 나뉘며 앞으로도 법안 통과에 진통이 예상된다.
NSA 등 미국 정보기관은 애국법 만료에 따라 업무를 할 수 없게 돼 통신기록 수집 중단 절차에 착수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앞서 “테러 공격을 예방하고 위험한 행위에 가담한 누군가를 체포할 수도 있는데도 상원이 법안을 통과시키지 않아 그런 일을 할 수 없게 되는 것은 큰 문제”라며 상원을 비난한 바 있다.
미국 상원의원은 2일이나 3일 미국 자유법안 처리를 위한 표결을 다시 가질 계획으로 알려졌다.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