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은련과 알리페이에 이어 텐센트까지 모바일결제 시장에 진출했다. 모바일 머니를 잡기 위한 페이경쟁이 본격화됐다. 중국 대기업이 한국을 모바일결제 산업 전진기지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여기저기서 포착됐다.
폐쇄와 개방 사이에서 한국 금융사는 갈피를 못 잡고 있다. 상황은 역전됐다. 중국이 막대한 자금과 인프라로 플랫폼 선점에 착수하면서 국내 수많은 금융사가 경쟁보다는 중국기업과 상생을 표방하며 협력에 나서고 있다.
중국이 내민 손이 어떤 의미인지 생각할 겨를 없이 줄대기에 나서고 있다. IT강국이라는 과거 추억에 사로잡혀, 한국 금융사 간 협력은 와해될 처지고 수익사업에만 치중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제 한국은 IT강국이라는 환상에서 벗어나야 한다. 중국이 모바일 결제 최대 시장으로 부상한 것은 인구수가 많기 때문이 아니다. 춘절기간에 세뱃돈을 SNS로 보내고 모든 온라인 쇼핑을 스마트폰으로 하는 IT신흥국이 한국을 집어삼킬 태세다.
한국은 중국 차이나페이에 종속되지 않기 위해 토종 핀테크 범위를 송금 서비스 외에도 데이터 분석, 금융 관련 소프트웨어 분야 등 좀 더 넓은 분야로 확대해야 한다. 은행과 카드사 위주 핀테크 사업도 업권별 특색에 맞는 ‘틈새시장’과 ‘블루오션’을 찾아 IT와 접목하는 ‘스타트업 정신’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이제 한국은 핀테크를 활용해 어떤 경쟁력과 수익성을 제고할 것인지 사업계획을 새롭게 짜야 한다.
우리나라 핀테크 모델은 이들 기업을 무작정 따라하고 모방하는 데 그치고 있다. 융합형 핀테크 생태계 조합이 없다 보니 사업 추진 과정에서 불안감만 가득하다. 새로운 사업모델을 발굴하거나 빅데이터 등 이미 해외에서 대중화된 핀테크 모델조차 개점휴업 상태다. 외국에서 이렇게 하니 우리도 따라가야 한다는 막연한 발상은 이제 버려야 한다. 주도권은 이미 우리가 쥐고 있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