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시아가 한국 모바일 인터넷 서비스 기업 간 격전지로 부상했다. 네이버 라인이 일찌감치 일본, 인도네시아와 태국, 대만에서 성과를 거둔 가운데 다음카카오와 옐로모바일이 가세했다.
중국이 규제 장벽과 치열한 내부 경쟁으로 진입에 어려움을 겪는 반면에 동남아시아는 성장 가능성이 크고 시장 선점자가 아직 없기 때문이다.
다음카카오는 최근 미국 폐쇄형 SNS ‘패스’를 인수했다. ‘패스’는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3위로 꼽히는 SNS다. 월사용자수(MAU)가 1000만명 정도다. 인수가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2000만달러 상당으로 업계는 추산했다.
패스 인수는 다음카카오 현지화 전략의 변화다. 다음카카오는 일본과 중국에 법인을 세운 것을 비롯해 230여개 국가에 15개 언어로 카카오톡을 서비스했다. 우리나라를 제외하고 이렇다할 성과를 거둔 곳은 없다.
다음카카오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입소문만으로 카카오톡 전파가 가능했는데 해외는 지역마다 다른 문화적 특성 때문에 시장 진입에 애를 먹었다”며 “패스 인수는 현지에서 성공한 서비스를 인수함으로써 해외 시장을 다르게 접근하려는 전략 일환”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패스 외에도 추가로 해외 서비스 인수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음카카오가 패스 인수로 동남아 시장 진입을 노리는 반면에 네이버는 라인으로 동남아 시장에서 이미 성과를 거두고 과실 따기에 나섰다. 라인 글로벌 MAU는 2억500만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일본, 태국, 대만, 인도네시아는 MAU가 각각 1000만명 이상이다. 라인이 성과를 거둘 수 있던 데는 지역별 현지화 전략이 통했기 때문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라마단 기간을 앞두고 이벤트를 준비하는 등 지역에 맞게 차별화를 꾀한 덕분”이라며 “일본 외에도 동남아 지역에서 주요 메신저로 자리잡은 만큼 추가 수익화사업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옐로모바일은 동남아시아 지역 벤처 기업 연합군을 자처하고 나섰다. 인도네시아 가격비교 사이트 인수를 비롯해 싱가포르, 베트남 기업을 인수하거나 지분을 서로 교환했다.
옐로모바일은 현재 추가로 이 지역 벤처 기업 10여곳과 제휴·인수를 추진 중이다. 옐로모바일은 현지에서 잘 나가는 모바일 특화 기업을 인수해 시너지를 낸다는 방침이다. 주로 동남아시아에 초점을 맞췄다. 옐로모바일은 아시아 지역에 집중하는 이유로 △성장성 △시장 선점 가능성 △확장 가능성 등 세가지를 꼽았다. 스마트폰보급률이 인터넷보급 속도를 앞지를 만큼 성장세가 빠르고 확장 가능성도 큰 반면 주도 기업이 없어 시장이 분화됐기 때문이다.
이상혁 옐로모바일 대표는 “동남아 지역은 가파른 성장세와 큰 시장 규모에 비해 문화적 차이로 시장 진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개인화된 모바일 시장 특성을 고려하면 동남아는 중국보다 더 큰 시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동남아시아 주요 국가 스마트폰 보급률 (단위 백만대, 백만명)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