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모바일결제 테스트베드 된 한국...텐센트 가세

한국은 中모바일결제 테스트베드...텐센트 가세

한국이 중국 모바일결제 플랫폼 테스트베드로 전락할 상황에 직면했다. 막강한 자본력과 인프라를 바탕으로 중국 대기업이 한국에서 모바일결제 사업을 속속 확장하고 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중국 텐센트가 하나카드, 다수 밴(VAN) 사업자와 함께 모바일 메신저 기반 결제시스템인 위챗페이먼트(WeChat Payment)를 8일부터 국내에 서비스한다.

프랜차이즈 ‘커핀그루나루’에서 중국 관광객 대상으로 오프라인 결제 서비스를 시작했고 신라면세점과 이니스프리, 녹십자헬스케어 등도 이달 안에 위챗페이를 서비스한다.

알리페이에 비해 이용자는 적지만 SNS 플랫폼을 확장도구로 활용한다는 측면에서 중국형 카카오페이 모델이 나올 전망이다. 텐센트 모바일결제 사업에는 국내 다수 밴사가 협력사로 참여하고 있어 인프라 종속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이미 국내 금융사는 모바일결제 시장에서 주도권을 빼앗긴 상황”이라며 “은련과 알리페이에 이어 텐센트까지 한국에 진출한다면 향후 한국 금융사가 중국 기업에 의존하는 사업종속화가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금융그룹은 향후 텐센트와 협력 사업 확장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금융을 포함해 다양한 사업 협력을 검토 중이며 하나은행 내 ‘트랜잭션 뱅킹 태스크포스(TF)’가 업무를 전담해 추진하고 있다.

텐센트는 중국 현지에서 온라인 모바일과 메신저 플랫폼을 기반으로 다양한 금융사업에서 성과를 냈다. 온라인결제와 송금, 에스크로 사업에 이르기까지 소액결제와 소비자 금융사업 경험이 많아 한국 뱅크월렛카카오와 카카오페이를 능가하는 파괴력 있는 플랫폼 구축이 가능하다. 텐센트의 모바일 메신저 위챗은 가입자가 6억명을 넘어서 세계 2위의 모바일 메신저로 부상했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