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현대차와 기아차 희비가 교차했다. 현대차 판매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10% 이상 급감했다. 반면 기아차는 월간 역대 최대 판매를 기록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달 미국 시장에서 6만3610대를 판매했다. 이는 지난해 5월보다 10.3% 급감한 수치다.
기아차는 3.9% 증가한 6만2433대를 팔아 월간 기준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현대차와 기아차 판매량 격차는 1000여대에 불과하다.
현대차와 기아차 합산 시장 점유율은 4월 8.3%에서 5월 7.7%로 석 달 만에 7%대로 내려앉았다. 현대·기아차 점유율은 올 1월 7.2%에서 2월 7.7%로 상승했고, 정몽구 회장이 미국 현지법인을 방문한 3월에는 8.7%까지 오른 바 있다.
현대차 실적이 악화한 것은 경쟁 심화로 여건이 좋지 않은데다, 모델 노후화라는 악재가 겹친 탓이다. 미국 업체들은 저유가에 따른 SUV 및 픽업트럭 수요 증가로 활황을 누렸다. GM과 크라이슬러 판매량은 각각 3.0%, 4.1% 늘었다. 일본과 유럽업체도 엔저와 유로화 약세에 힘입어 선전했다. 혼다(1.3%), 폴크스바겐(7.6%)도 증가세를 보였다.
반면 현대차는 엘란트라와 투싼 등 주력 차종이 노후화한데다, ‘제값받기’ 정책을 고수하면서 감소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지난달 현대차가 딜러에게 지급한 인센티브는 2354달러로, 업계 평균(2661달러)을 크게 밑돌았다.
현대차 관계자는 “인센티브가 업계 평균을 밑돈 데다 인센티브도 신모델 출시를 앞둔 엘란트라(아반떼)에 집중돼 다른 차종 판매가 줄었다”며 “지난해 5월 현대차가 연간 최대 실적을 올린 기저효과도 반영됐다”고 밝혔다.
현대·기아차는 올 하반기와 내년 초 아반떼와 투싼, K5 등 주력 볼륨 모델이 연이어 출시되면 미국 판매 실적이 회복될 것으로 기대했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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