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로 미국 등 전세계 기술 인재와 자본이 몰리고 있다고 3일 블룸버그가 보도했다.
기사는 인도 전자상거래 스타트업인 스냅딜닷컴 공동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 쿠날 발(31)을 이른바 ‘컴백홈’ 대표 사례로 꼽았다.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펜실베니아대를 졸업한 그는 마이크로소프트(MS) 본사에 취직했다. 하지만 자신의 영주권 신청이 기각되자 고향으로 돌아 왔다.
이게 쿠날 발 CEO에게는 전화위복이었다. 인도에서 친구와 함께 스냅딜닷컴을 창업, 50억달러(약 5조5000억원)짜리 스타트업의 오너가 됐다.
요즘 하버드나 스탠포드대 등 미국 주요대학 출신 인도 유학생들은 미국에 남지 않는다. 대부분 졸업 직후 고국으로 돌아간다.
미국 전문직 취업비자(H-1B) 프로그램도 이들의 고향행을 촉진한다. 구글 등 미국내 주요 IT기업이 외국인 취업비자 쿼터 확대를 요구하지만, 의회와 정부는 꼼짝 않는다.
이젠 비자 프로그램이 개선된다 해도, 미국에 남을 인도계 엔지니어는 많지 않다. 그만큼 본국의 창업 열풍이 거세다는 얘기다.
구글 최고의 엔지니어로 꼽히던 피유쉬 란잔과 퓨닛 소니가 최근 고국 인도로 돌아갔다. 이들은 귀국 직후 스냅딜의 최대 경쟁사이자 인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플립카트’에 합류했다.
페이스북 특급 엔지니어 나미타 굽타는 뉴델리의 온라인 식당검색 스타트업인 ‘조마토’로 자리를 옮겼다.
쿠날 발 CEO는 “MS CEO인 사티야 나델라를 꿈꾸는 인도 유학생은 이제 미국엔 없다”고 말했다.
사람만 몰리는 게 아니다. 돈도 따라 붙는다.
CB인사이츠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에만 인도 스타트업에 19억달러 자금이 몰렸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6배 많은 액수다. 스냅딜 혼자 6억2700만달러를 일본 소프트뱅크로부터 유치했다.
인도 트랙슨에 따르면, 작년초부터 전세계 헤지 펀드와 투자회사, 자산관리사 등이 총 26개의 인도 테크 스타트업에 모두 38억달러를 쏟아부었다.
유니콘클럽(기업가치가 10억달러 이상인 스타트업)에 가입한 인도 기업은 플립카트를 비롯해 △스냅딜 △오라캡스 △원97 커뮤니케이션스 △뮤 시그마 △조마토 미디어 등 총 6개사로 늘었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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