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안타인베스트먼트는 1989년에 설립된 동양투자증권이 모태로 창업투자부문 업력만 26년의 회사다. 지난해 대만 유안타금융그룹에 인수된 이후 사명을 바꾸고 공격적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바이오·헬스케어 부문에서도 유전체검사 진단키트 ‘랩지노믹스’ 캡슐내시경 ‘인트로메딕’ 바이오시밀러 ‘알테오젠’ 등의 기업을 투자, 발굴했다.
정영관 유안타인베스트먼트 벤처투자본부 이사는 “기존 헬스케어 부문에서도 약물전달시스템이 발달하면서 피부 미용이나 화장품 같은 시장 등에서 새로운 중간 시장이 나오고 있다”며 “바이오회사가 약물전달기술인 패치 기술을 기반으로 미용 마스크팩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이사는 회사에서도 손꼽히는 바이오·헬스케어 전문가다. 벤처캐피털이라면 바이오분야 전문 심사역이 반드시 한 명은 있다고 할 정도로 헬스케어·바이오는 최근 각광받는 투자 키워드다. 이 부문이 급성장하면서 △재활치료로봇, 수술용로봇 △바이오인포매틱스△웨어러블디바이스·바이오센서 △개인용맞춤 만성질환관리서비스△약물전달시스템 등으로 세분화하고 있다.
정 이사는 유안타인베스트먼트에 오기 전까지 LG전자 전략투자 부문에서 신수종 발굴사업을 해왔다. 상장기업으로는 혈당측정기 기업 ‘아이센스’ 레이저치료기 ‘제이시스메디칼’ 등을 다양하게 발굴했다. 대학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한 그는 지금도 해외 헬스케어 사업 부문 정보는 꼼꼼하게 모니터링하며 비슷한 국내 비즈니스 모델이나 신기술업체를 찾고 있다.
정 이사는 이미 영화에서나 보던 헬스케어 서비스가 실현되는 중이라고 분석했다. 예를 들어 영화 ‘아바타’에서 하반신 마비의 주인공을 도왔던 재활치료로봇은 유럽 등지에서는 이미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인정받는다. 뇌신경계 이상이 와서 쓰러지면 재활훈련이 필요한데 다가오는 고령화 사회에서는 반드시 필요한 서비스이기 때문이다. 그는 “스위스에서는 정밀기계기술을 활용해 대당 1억원 상당의 재활로봇을 판매하는 업체가 있는데 국내에서도 비슷한 사업모델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 이사는 또 다른 예를 들었다. 고전 SF영화 ‘이너스페이스’는 초소형화 비행선의 몸 속 탐험을 다룬 영화다. 그는 “아직 본격적인 상용화까지는 시간이 남아있지만 마이크로 로봇형태의 캡슐 내시경이 몸에 들어가서 데이터를 주고받는 기술도 개발되고 있다”고 전했다.
정 이사는 “헬스케어 부문은 로봇, 빅데이터 분석, 게임 분야 등과 결합해 성장가능성이 높다”며 “웨어러블 기기에 바이오센서를 붙이는 등 스마트기기에서 의료정보 데이터가 만들어지고 있기 때문에 기술이나 서비스 개발 가능성은 무궁무진해졌다”고 강조했다.
정 이사는 “후배에게도 투자분야에서 자신만의 전문분야를 가지라고 권한다”며 “지속적으로 공부를 하고 투자를 통해 경험을 쌓아나가면 깊이가 생기고 전후방산업을 고루 이해할 수 있는 안목과 네트워크가 만들어진다”고 조언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