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케이블TV 업계가 소비자만족지수(ACSI)에서 최하위권을 기록했다.
최근 발표된 미 소비자만족지수(ACSI)에 따르면 전체 43개 산업 가운데 케이블TV와 인터넷 서비스, 전화 서비스 제공 업체는 7년 연속 내리막이다. 특히 케이블TV·인터넷 업체들이 모두 최하위권에 이름을 올렸다고 뉴욕타임스(NYT)가 3일 보도했다.
데이비드 반앰버그 컨슈머리포트 소비자만족지수 담당 이사는 “인터넷과 TV는 항상 낮은 점수를 기록해 왔다”며 “올해는 맨 밑바닥 수준”이라고 말했다. 조사는 1만4000명 소비자를 대상으로 진행했다.
TV 서비스에서는 컴캐스트가 54점을 기록해 지난해보다 10% 가까이 떨어졌다. 타임워너는 지난해보다 9점 깍인 54점을 냈고 미디어컴은 51점으로 통신 카테고리 내 300개 이상 업체 중 꼴등을 차지했다.
광섬유, 유무선 및 모바일에서 제공하는 인터넷 서비스 영역에서는 타임워너가 평균 58점을 올려 지난해보다 나은 성적을 냈다. 컴캐스트는 56점, 차터는 57점을 각각 기록했다. 버라이즌의 파이오에스(FiOS)와 AT&T의 유-버스(U-verse)는 각각 68점, 69점이었다.
이들 업체들은 이자율을 낮춰 새로운 고객을 모집한 뒤 단계적으로 매월 구독료를 올리는 방식으로 수익을 낸다.
만약 고객이 여기에 불만을 가지고 취소를 요구하면 이들을 일명 ‘보존 전문가(retention specialist)’로 불리는 사람에게 연결시킨다. 보존 전문가들은 일종의 고객 불만 담당자다. 협상을 통해 더 나은 거래 조건을 제시한다. 업체들이 근본적 문제인 요금 구조를 바꾸지 않고 불평을 받으면 이를 조정해 오히려 공정성 측면에서 문제를 키우고 있다는 설명이다.
컨슈머리포트에 따르면 취소를 요청한 고객들 중 42%가 협상을 통해 더 나은 조건으로 거래했다고 대답했다. 45%는 서비스 제공 업체가 한달 최대 50달러(약 5만5300원)인 번들 가격을 인하해준 적이 있다고 응답했으며 30%는 새 프로모션 요금제를, 26%는 추가 프리미엄 서비스를 각각 받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클레이스 포넬 ACSI 의장은 “유료TV 업체들이 지금까지는 불만을 품은 고객을 이탈하지 않도록 잡아둘 수 있었다”며 “하지만 그 시절은 끝났다”고 말했다.
김주연기자 pill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