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그룹이 계열사에 주는 ‘일감’이 줄었다.
3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30대 그룹의 일감몰아주기 규제대상 기업을 규제 개정안 입법예고 이전인 2012년과 비교한 결과 내부거래 규제대상 금액이 2년 사이 16조574억원에서 6조7376억원으로 58% 줄었다.
정부의 일감몰아주기 규제는 지난해 2월 14일 개정안 시행 후 1년 유예기간을 거쳐 올해부터 적용됐다. 규제대상은 공정거래법상 자산총액 5조원 이상 대기업집단에서 오너일가 지분이 30% 이상인 상장 계열사와 20% 이상인 비상장 계열사다.
그룹별로는 현대차그룹이 7조1270억원에서 1조34억원으로 85.9%(6조1236억원) 줄어 감소폭이 가장 컸다. 현대엠코가 현대엔지니어링에 합병돼 내부거래액이 1조7588억원 줄었고, 현대글로비스의 오너일가 지분 감소로 5664억원 빠졌다. 현대위아에 합병된 현대위스코의 3861억도 제외됐다.
삼성그룹도 규제대상 내부거래 금액이 1조8819억원에서 7769억원으로 58.7%(1조1049억원) 줄었다. 옛 삼성에버랜드가 웰스토리를 분사하고 건물관리업을 에스원에 양도하며 내부거래액 6149억원이 감소했다. 삼성석유화학과 삼성SNS가 각각 합병으로 2067억원, 2834억원 줄었다.
규제대상으로 남은 계열사는 제일모직(7769억원)뿐으로, 향후 삼성물산과 합병해도 통합법인의 오너일가 지분이 30.54%여서 여전히 규제대상이다.
SK그룹은 1조171억원으로 4684억원 줄었고 KCC는 KCC건설의 2730억원이 내부거래 규제대상에서 제외됐다. 두산, GS, 동부, 대림, 한화 등이 내부거래 규제대상 금액을 각각 1000억원 이상 줄였다. 현대백화점은 2135억원의 내부거래액이 완전히 없어졌다.
규제대상 기업은 22개 그룹의 118개 계열사로, 2012년보다 9개 감소했다.
30대 그룹 중 오너일가가 없는 포스코, KT, 대우조선해양, 대우건설, 에쓰오일은 조사대상에서 제외됐다. 현대중공업, 금호아시아나는 규제대상 계열사가 없다. 동국제강은 규제대상이던 1개 계열사가 2013년에 빠졌다.
일감몰아주기 규제 해소 방법으로는 오너일가 지분 매각이나 감소가 13건(54.2%)으로 가장 많았다. 계열사간 합병은 8곳(33.3%)에 달했다. 계열사 제외는 2건(8.3%), 청산은 1건(4.2%)이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m